멕 법무장관 방송인터뷰서 밝혀…"구스만, 금융시스템 이용 안한 탓"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이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불법 은닉 자산 환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네랄 라울 세르반테스 멕시코 법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현지 방송사인 텔레비사와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오늘 현재까지 구스만이 불법으로 취득한 단 1달러의 자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멕시코 정부도 경미한 자산만 확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세르반테스 장관은 "구스만이 정상적인 금융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자산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간에 잘 알려진 시날로아 카르텔과 세타스 카르텔의 세력이 약해지고 있지만 신흥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조직이 세를 불려 최대 마약 조직으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구스만은 마약범죄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우두머리로 활동하면서 천문학적인 재산을 모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 사법당국은 구스만이 시날로아 카르텔을 운영하면서 마약판매 대금 등으로 140억 달러(약 15조8천억 원)의 자산을 모은 것으로 보고 이를 강제로 추징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스만은 두 번째 탈옥 6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시날로아 카르텔의 근거지가 있는 서북부 시날로아 주의 한 은신 가옥에 숨어 있다가 멕시코 해군과 교전 끝에 검거됐다.
1989년부터 2014년 사이에 미국 각지에서 마약밀매, 돈세탁,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17번 기소된 구스만은 재수감된 지 1년여 만인 지난 1월 19일 미국 뉴욕으로 신병이 인도돼 재판을 받고 있다. 구스만의 신병 인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구스만은 뉴욕 법정에서 미국 교도소의 수감 환경이 가혹하다고 주장하며 유죄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멕시코 연방검찰은 전날 2001년 구스만의 첫 번째 탈옥을 지휘했던 '심복' 다마소 로페스를 멕시코시티의 한 중산층 아파트에서 검거했다.
로페스는 구스만이 올해 1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이후 시날로아 카르텔을 장악하기 위해 구스만의 아들들과 피비린내 나는 암투를 벌이기도 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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