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오토에 美 소비자 '엄지 척'"
네이버 'IVI' 7월 첫 선…카카오 연내 시범사업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차세대 차량 정보오락 시스템의 '대표주자'인 애플의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오토가 미국 소비자들부터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평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차량 정보오락 시스템은 길 안내, 장소 검색, 음악, 메시지 송출·음성 안내 등을 도맡는 지능형 소프트웨어(SW)다.
내비게이션, 라디오, 스마트폰 등 차 안에서 쓸만한 모든 기기를 대체하는 '종합선물'격 서비스다.
최근 수년 사이 IT(정보기술) 혁신의 중심이 휴대전화를 넘어 자동차로 쏠리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한국 포털 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7일 IT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의 신차 구매자들을 설문한 결과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는 모두 전반적인 소비자 만족도가 높았다. 정보·오락적 면에서 대부분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SA는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가 얼마나 많은 비율로 만족스럽다는 평을 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애플에 특화한 IT 매체 맥루머에 따르면 보고서 조사에서 카플레이는 '만족한다'는 고객 답변율이 85%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명 중 9명꼴로 합격점을 줬다는 얘기다.
SA는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가 호평을 받는 이유로 조작의 익숙함을 꼽았다. 두 시스템은 각각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디자인과 조작법이 스마트폰과 유사한 만큼 대중이 금세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SA는 이어 "차량에 기본 설비로 탑재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업데이트가 잘 안 돼 노후화 문제를 겪는 것과 달리,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는 신규 앱(응용 프로그램) 추가와 버그 수정 등의 업데이트가 필요시마다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 강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선 현재 카플레이만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오토는 서비스의 핵심 요소인 구글맵(구글지도)이 국내에서는 지도 반출 규제 때문에 내비게이션 등 주요 기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모두 자사 제품에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예컨대 현대·기아차는 작년 6월 국내에 시판되는 쏘나타와 카니발에 한해서만 카플레이를 도입하다 젊은 여성층 중심으로 서비스 인기가 치솟자 현재는 소형차 아반떼·K3부터 최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 상태다.
국내 1·2위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주목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이미 내비게이션, 음원, 인공지능(AI) 음성 조작, 검색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들어가는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어 사업 진출에 유리한 위치다.
또 강력한 경쟁자인 안드로이드오토가 아직 국내 진출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 두 업체로서는 미리 시장을 선점할 호기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3월 서울 모터쇼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IVI'를 공식적으로 선보인 네이버는 우선 차량공유 업체 '그린카'와 제휴해 오는 7월께 이 업체 차량에 처음으로 IVI를 납품할 예정이다.
IVI는 태블릿 PC 형태의 단말기를 차량에 붙여 쓰며 네이버 지도와 연계된 내비게이션을 갖췄다. AI 기반의 음성 비서 기능을 탑재해 운전자가 말만 하면 바로 날씨, 일정, 음악, 라디오 등의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는 현재까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진출 여부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올해 출시하는 가정용 AI 스피커를 차량 버전으로 새로 개발해 시범사업을 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시장 조사 기관 루신텔의 올해 1월 보고서를 보면 세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은 소비자인지도 향상 등의 호재 덕에 연 8.4%씩 성장해 2021년이면 567억 달러(64조2천139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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