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기 축조한 직경 1m 규모…산성 내 우물 발굴 국내 처음
(증평=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 증평군 도안면 추성산성(국가지정문화재 사적 527호)에서 한성 백제기인 4세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축 우물이 발굴됐다.
산성 내에서 우물이 발굴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 우물은 직경 1m, 깊이 70㎝의 원형으로, 인공적으로 쪼갠 할석재를 쌓아 만들었다.
4일 증평군과 충북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이 우물에서는 아직도 물이 샘솟고 있다. 만들어진 지 1700년이 지났는데도 우물의 기능을 오롯이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물 바닥에서는 백제 토기편이 나왔고, 바닥 목탄을 방사성 탄소 연대로 측정한 결과 이 우물은 4세기께 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이 우물은 출토 유물과 과학적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할 때 4세기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성 백제기 산성에서는 그동안 우물이 조사된 바 없어 학술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증평군은 7차례에 걸쳐 추성산성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2015년에는 고려 때 만든 목책(말뚝을 박아 만든 벽)과 초소 터, 백제 때 무덤으로 추정되는 석곽묘 1기와 토광묘 3기가 발굴됐고 작년에는 4세기 때로 추정되는 대형 주거지가 발굴됐다.
군은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추성산성 성벽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산성 진입로를 정비하고 전문전시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홍성열 증평군수는 "추성산성 석축 우물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추성산성은 한성 백제기 때 축조된 지방 최대 규모의 토축산성으로, 내성(內城)과 외성(外城)의 이중 구조로 돼 있다.
한성 백제기 때 성문과 수문의 발전 양상을 알 수 있고 국제 정세를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돼 2014년 1월 23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527호로 지정됐다.
k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