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협박에 기사 삭제, 사과 방송…의혹 사실이면 후보 사퇴해야"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정우택 상임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SBS의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보도로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해양수산부의 '뒷거래' 의혹에 대해 "패륜적 행태, 정치적 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문 후보 측이 해수부 2차관을 만들고 조직을 키워준다는 조건으로 세월호 인양 시점을 고의로 늦췄다는 SBS 보도 사건은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국민이 가슴 아파하는 세월호 사건을 문 후보 측이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고의로 인양을 지연시킨 건 상상할 수 없는 국민 기만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혹을 보도한 방송사를 겁박해 즉각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를 받아낸 건 언론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짓밟는 민주주의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 후보 측은 무슨 권한으로 국민과 언론의 진실 규명 노력을 허위 사실로 매도하고 고발한다고 협박하느냐"며 "지난 3년간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해 온 문 후보는 패륜적·충격적 사태에 대해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의혹 보도가 사실로 밝혀지면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회의 직후 공동선대위원장, 공보단, 대변인단이 SBS를 방문해 경영진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정 위원장은 전했다.
정 위원장은 "문 후보 측은 엄중한 의혹의 진실 규명은 뒷전으로 미루고 방송에 등장한 해수부 공무원을 색출해 처벌하겠다고 위협하고, 선대위 공보단은 SBS 기사를 인용 보도하고 댓글 다는 것까지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한다고 한다"며 "전 언론과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문 후보가 권력을 장악하면 우리나라가 끔찍한 언론 암흑기에 빠지고, 보수를 불태우고 궤멸시키는 좌파 광풍이 닥쳐올지 상상하기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SBS가 전날 5분 넘는 분량의 사과 방송을 내보낸 것을 두고 "중대한 의혹을 용감히 보도하고도 이후 권력의 압력에 잡초처럼 드러누웠다"며 "권력에 굴복하고 아첨하는 행태를 보인 건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도 방송이 이처럼 비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문 후보 측의 무시무시한 보복 협박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BS가 밝힌 대로 이번 사안에 어떤 외부의 간섭도 없었다면 (문 후보 측과 SBS 간부들의) 면담 내용 일체를 공개해 권력 앞에 비굴하게 드러누웠다는 또 다른 차원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SBS 8 뉴스'의 앵커이기도 한 김성준 보도본부장은 전날 사과문을 발표한뒤 방송에서 "해양수산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까지 세월호 인양에 미온적이었으나 정권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태도를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 방송할 계획이었는데 게이트키핑이 미흡해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식될 수 있는 뉴스가 방송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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