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가스전 개발에 투자한 외국 석유기업에 추가 요구조건을 들이대며 계약 파기 가능성을 언급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그나시우스 조난 인도네시아 에너지 광물자원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초기설계(pre-FEED)가 더 지연될 경우 일본국제석유개발(INPEX)과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동부 아라푸라해의 마셀라 광구 지분 65%를 보유한 INPEX는 지분 35%를 가진 로열더치셸과 가스전 개발을 추진해 왔다.
두 업체는 애초 해당 해역에 연간 생산량 750만t 규모의 초대형 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작년 3월 돌연 이를 뒤엎고 수백㎞ 떨어진 인근 섬에 LNG 생산 시설을 건설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INPEX와 로열더치셸은 결국 50억 달러(5조6천억 원)를 추가로 들여 육상시설을 갖추기로 했으나, 생산용량 등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난 장관의 이날 발언은 INPEX와 로열더치셸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되지만, 인도네시아 국내에서조차 지나친 행태란 지적이 제기됐다.
피를리 가닌두토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에너지석유가스규제국장은 "조난 장관의 발언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뿐"이라면서 "정부는 기존 합의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INPEX와 로열더치셸이 2019년부터 관련 공사에 착수해 2023년부터 천연가스 생산을 개시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후 마셀라 가스전은 하루 최대 12억 세제곱피트(1천200 MMSCFD)의 천연가스와 2만4천배럴의 천연가스액(condensate)을 24년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