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없이 고독한' 동물원 동물도 관람객 있어 외롭지 않다네요

입력 2017-05-05 08:00  

'짝없이 고독한' 동물원 동물도 관람객 있어 외롭지 않다네요

'광주 우치동물원 포유류 20종·조류 9종·파충류 10종 '독수공방'

사육장 생활 '독신'이 되려 홀가분…관심·애정으로 외로움 극복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에서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 여러 동물이 짝없는 독수공방(獨守空房)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반려자는커녕 동족조차 없이 살아가는 동물원 동물은 관람객이나 사육사 등 사람과 나누는 정서적인 교감으로 고독과 외로움을 달랜다.


5일 우치공원 동물원에 따르면 이곳은 포유류 51종 258마리, 조류 55종 465마리, 파충류 21종 44마리 등 127종 767마리 동물의 보금자리다.

이 가운데 시베리아호랑이, 코요테, 불곰, 남방물개, 하마 등 포유류 20종은 수컷 또는 암컷 1마리씩만 살고 있다. 일본원숭이, 아시아코끼리, 퓨마는 암수 특정 성별로만 무리를 지었다.

조류 중에서는 말레이섬수리부엉이, 타조, 홍금강 등 9종이 짝도 동족도 없다. 왜가리, 솔개, 태양황금앵무 등 5종은 수컷끼리만 집단을 이뤘다.

파충류는 그물무늬왕뱀, 남생이, 설카타육지거북, 사바나왕도마뱀 등 10종이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늑대거북, 이구아나, 레오파트육지거북, 구렁이 등은 '남초 현상'을 겪고 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이들 동물 가운데 파충류나 조류보다는 포유류가, 포유류 중에서도 암컷보다는 수컷이 독신생활의 쓸쓸함을 곧잘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공원사무소는 외로움을 잘 타는 수컷 침팬지를 위해 최근 암컷 침팬지를 데려왔지만, 낯선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암컷이 오래 살지 못했다.

수리부엉이 등 조류는 큰물새장에서, 라마 등 일부 초식동물은 사육사 한 곳에서 별다른 마찰 없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공원 측은 동물원 삶에서 1인 가구가 나쁜 조건만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가축과 공간 개념이 달라서 여럿이 복작거리면 잦은 싸움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늑대, 코요테, 미어캣 등 무리 지어 사는 습성이 강할수록 집단 간 투쟁이 심하다.

곰, 호랑이 등 단독생활을 즐기는 대형 육식동물은 여러 마리가 함께 살아가려면 터전이 넓을수록 좋다.

공간 확장이 어려운 사육장에서 새끼를 키우고 독립시키는 일은 동물원의 커다란 근심거리다.

이 때문에 공원 측은 번식기를 맞은 동물에게 굳이 짝짓기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발정기 스트레스는 세심한 영양관리 등으로 해소한다.

동물원 동물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수단은 사람으로부터 받는 관심과 사랑이다.

동물들은 관람객 등 사람이 보내는 애정 어린 신호에 꼬리, 팔, 다리 등을 움직이거나 상대방 눈을 응시하는 등 어떤 형태로든 반응을 보인다.


노미현 광주 우치동물원 동물복지팀장은 "1마리씩 산다는 이유만으로 우울증을 앓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는 동물은 없다"며 "저마다 습성이 달라서 이종 간 합사는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노 팀장은 "사람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주면 동물도 다 알아본다"며 "무심코 지나치기보다는 안전 범위 안에서 눈빛 등으로 교감을 시도해보라"고 권유했다.

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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