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음향·영상 서비스 흑자 규모 38.6% 급감
1분기 서비스수지 적자 사상 최대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관련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감한 데 이어 음악과 영상 등 한류 관련 흑자도 급격히 감소하는 등 관련 업계의 타격이 실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지'의 흑자 규모는 7천71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4분기 1억200만 달러보다 24.4% 줄어든 규모다.
전년 동기(1억680만 달러)와 비교하면 27.8%나 감소했다.
분기별 음향·영상 서비스 흑자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2014년 3분기(-36.1%)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 1분기 흑자 규모는 2015년 4분기에 7천67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1년 3개월(5분기)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1분기엔 음향·영상 서비스와 관련해 7천190만 달러를 해외에 지급한 반면 1억4천9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연간 음향·영상 서비스 수지는 2013년 380만 달러 적자에서 2014년 8천4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흑자 규모가 커지면서 작년엔 5억 달러를 돌파했다.
분기별 흑자 규모도 점차 커져 작년 1분기엔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섰고 작년 2분기엔 1억7천만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이후 점차 줄어 올 1분기엔 1억 달러 선이 무너졌다.
국제수지 중 음향·영상 서비스 수지는 한류 콘텐츠와 관련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과 해외에 지급한 자금을 비교한 것이다.
드라마를 비롯한 TV 프로그램, 영화, 라디오, 뮤지컬과 관련된 서비스와 음향녹음, 영화 등의 매매가 포함된다.
관련 흑자 규모를 월별로 봐도 1월엔 2천27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9% 줄었고 2월엔 2천430만 달러로 4.3% 감소했다.
3월엔 3천1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8.6%나 줄어 감소율이 40%에 육박했다.
음향·영상 서비스 흑자가 줄어든 것은 사드배치 관련 중국의 보복조치 등으로 우리나라의 영화·음악 등 한류 콘텐츠의 중국 판매가 타격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사드배치를 빌미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 또는 제한령)을 취했다.
한국단체의 중국 내 연출, 한국 연예기획사에 대한 신규 투자, 1만 명 이상을 동원하는 한국 아이돌의 공연, 한국 드라마·예능 협력 프로젝트 계약,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중국 내 송출을 금지했다.
한류뿐 아니라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급격히 줄어 올 1분기 여행, 운송 등의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88억6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3월 한 달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36만명에 그쳐 작년 같은 달 60만명보다 약 40%나 줄었다.
이처럼 사드 타격이 현실로 나타나자 관련 업계의 손실이 커지면서 올해 경기 회복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30% 감소하고 대(對)중국 수출이 2% 줄어들 경우를 가정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지고 고용은 2만5천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사드보복으로 한국이 8조5천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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