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6년 지나 이뤄진 피해자 진술 신빙성 있어"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초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연인의 조카를 성추행한 것도 모자라 성폭행까지 시도했던 50대 남성이 8년 만에 단죄를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김정민)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56)씨에게 징역 5년6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6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2009년 3월부터 11월 사이 여자친구의 조카 A(당시 9세)양에게 강제로 키스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양 집에서 단둘이 있게 되자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A양은 수치심과 두려움에 약 6년 동안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다가 2015년 10월 비행을 저질러 머무른 소년원에서 담임교사와 심리상담사에게 김씨의 범행을 털어놨다.
A양은 성교육을 받고 나서 김씨의 행위가 성폭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기억을 떠올리는데 모든 정황을 정확하게 기억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당시 성폭력 피해 내용과 피고인이 한 말과 행동 등을 일관되고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라며 "처음 상담 때는 친구 얘기라고 상담을 시작했다가 본인 이야기임을 털어놓는 등 상담 경위에 거짓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자신을 '이모부'라고 부르며 따르는 초등학생에 불과한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하는 등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라며 "피해자가 받은 충격은 청소년기 방황으로 이어졌고, 지금도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 척도' 등 적용 결과 김씨가 성폭력 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은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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