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주민 "국민 기만, 국방부 사과해야"…군 "우리 병력이 사용할 유류"
(성주=연합뉴스) 최수호 김준범 기자 = 군 당국이 4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경북 성주골프장에서 사용할 유류를 부식 수송차로 옮기려다가 주민 등에 제지당했다.
주민 등은 오후 2시 50분께 성주골프장에서 2㎞가량 떨어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선 도로에서 2.5t 흰색 군 부식차 1대가 이동하는 것을 막았다.
부식 수송차는 화물칸에 200ℓ짜리 철제 경유·휘발유 통 14개를 싣고 있었다.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간 차가 1대 더 있지만, 주민 등은 화물칸에 실은 쌀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회원, 주민 등 80여명은 4시간이 지난 오후 7시 현재까지 차 이동을 막고 있다.
주민 등은 차 앞뒤에 '부식 가장한 유류, 불법 사드장비 절대 반입 불가' 등 문구를 적은 피켓을 놔뒀다. '불법사드 원천 무효'라고 적은 푸른색 종이 10여장을 차에 붙이기도 했다.
주민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기만하며 유류를 반입하려 한 국방부는 즉각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만일 사태에 대비해 경력 수십 명을 주변에 배치했다. 또 도로 점거 해제를 요청했다.
성주투쟁위 관계자는 "군 당국이 정확한 해명을 할 때까지 현재 상황을 유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성주골프장 안에 있는 우리 군 병력이 사용할 유류다"며 "양이 많지 않아 부식 수송차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사드배치 반대 주민, 원불교 교무 등 300여명은 성주골프장으로 가던 미군 유조차 2대를 제지했다. 이에 미군은 지난 2일 헬기로 유류를 수송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원불교 성주성지 대각전에서 시민단체 대표 등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드를 막고 땅과 주권, 평화를 지키는 소성리 평화회의'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사드 장비 추가 반입 및 공사·운영 저지, 한미 간 합의 검증 및 책임규명 등에 나서기로 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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