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위기 그룹' 내일 공식 출범…최소 8개국, 20여명으로 구성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 주요 핵무기 보유국의 핵 전문가들이 점증하는 핵위기를 막기 위해 하나로 뭉쳤다.
4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최소 8개국, 20여 명의 핵 전문가들로 구성된 '핵위기 그룹'(Nuclear Crisis Group)이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식으로 출범한다.
'그림자 안보리'(shadow security council)로도 불리는 이 모임에는 핵 전문가와 핵무기를 담당했던 군사령관, 외교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전직 핵무기 담당 사령관, 파키스탄의 전직 합참의장, 핵무기를 총괄했던 인도의 퇴역 제독, 중국의 전직 인민군 전략과학연구 책임자, 러시아의 전직 외교장관과 핵무기 설계자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토머스 피커링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포함해 주요국의 전직 외교관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 모임은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인류에 대재앙을 초래할 핵 충돌을 막기 위해 각국 정상에 공적, 사적으로 조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냉전 기간 꽉 막힌 정부 간 공식채널을 대신해 막후 협상창구 역할을 했던 '트랙2'(민간채널 접촉)를 모델로 하고 있다.
주된 조언 대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을 상대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군사력 시위와 푸틴 대통령의 노골적인 확장적 대외정책이 핵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 양국은 현재 핵 경쟁을 부활할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이다.
이 모임의 대표격이자 1991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1) 미국 측 협상 대표를 지낸 리처드 버트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이전보다 훨씬 더 불안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전체 정치 환경이 악화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긴장관계에 더해 최근 다시 급부상한 북핵 위기,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핵 경쟁, 중국의 지속적인 핵무기 증강 등을 거론하면서 "핵 충돌의 위험이 있고, 이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우리가 정부와 일반 대중들에게 이런 위험을 상기시키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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