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과세 회피 의혹을 받고 있는 미국 인터넷 기업 구글이 이탈리아에서 꼬리를 내렸다.
이탈리아 국세청은 4일 2002∼2015년 이탈리아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로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던 구글이 3억600만 유로(약 3천729억원)의 세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밀라노 검찰청이 진행하던 구글에 대한 탈세 조사도 중단된다.
구글은 이탈리아에서의 활동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등으로 수익을 옮기는 방식으로 이탈리아에서 거둔 수익 10억 유로(약 1조2천억원)에 대해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이탈리아 사법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구글은 또 이탈리아에서의 기업 활동과 관련해 향후 공정 납세를 준수하겠다는 합의서도 작성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이번 조치와 관련,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탈리아 시장에 계속 헌신하는 한편 이탈리아의 온라인 생태계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국세청 관계자는 "구글과의 이번 합의는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글은 프랑스와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한 수사를 받고 있어
한편, 이탈리아는 앞서 2015년에는 애플로부터 3억1천800만 유로(약 3천953억원) 규모의 세금 납부 합의를 이끌어냈고, 최근에는 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상대로 1억3천만 유로(약 1천618억원)의 탈세 의혹 수사에 착수하는 등 미국 IT업체에 잇따라 칼을 빼들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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