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께 501정보여단 예하로 '524정보대대' 창설 추진
"北 기만술·C4I 현대화로 美 시긴트 수집 제약 보완 차원"
고위탈북자·北방문 해외인사 증언·CIA자료 등 활용할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 주한미군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북한에 대해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휴민트(HUMINT·인간정보)' 정보부대 창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휴민트는 스파이, 정보요원, 내부 협조자 등 주로 사람을 통해 상대편의 정보를 캐내는 것을 말한다. 북한이 미국 첩보위성을 교묘하게 기만하고 지휘통신(C4I) 체계를 현대화하면서 시긴트(SIGINT·신호감청정보) 수집이 쉽지 않고, 이에 따른 대북정보 분석에 제약이 있는 것을 보완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7일 한미 군 당국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오는 10월께 인간정보 수집, 분석 임무를 전담하는 정보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다.
미 8군의 501 정보여단 예하로 창설되는 이 부대 이름은 '524 정보대대'로 명명됐다. 현재 532 정보대대에서 인간정보 업무를 일부 맡고 있으나 이는 첩보 수집보다는 주로 수집된 첩보를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524 정보대대는 사람이나 정보기관 등을 통해 대북정보를 직접 수집하고 532 정보대대에서 그간 해온 인간정보 분석 임무까지 넘겨받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측은 이런 임무 수행을 위한 첨단 장비를 곧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전구(戰區)의 모든 정보작전을 총괄하는 501 정보여단은 예하에 3정보 항공탐색분석대대, 532 정보대대, 719 정보대대, 368 정보대대를 두고 있다. 과거 주한미군 부대의 방첩 및 보안을 담당한 524 정보대대가 있었지만 폐지됐다.
주한미군이 휴민트 부대 창설을 추진하는 것은 대북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정찰자산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지만,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완성됐는지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은 어떤 수준인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도 대북정보 능력 확충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사정에 밝은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 최고위층 동향이나 북한 경제와 주민생활 등 내부 상황은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이고, 전략무기 개발 동향은 동맹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군 측에서도 가장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최전방부대의 통신망을 땅속 동케이블로 이미 교체해 통신 감청 등으로 핵심 정보를 획득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우리 국군정보사령부의 휴민트 능력을 굉장히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의 한 소식통은 "연합사와 주한미군의 핵심 직위에 있는 인사와 분석가들은 501 정보여단에서 수집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중요한 결심을 내리는 구조"라면서 "524 정보대대 창설도 정확한 대북정보 수집과 분석을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예하의 정보부대를 개편 중인데 미 8군의 정보대대 창설도 이와 연관된 것 같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군 측이 사람을 활용한 대북정보 수집 업무를 어떻게 수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고위 탈북자와 북한 방문 경험이 있는 해외인사, 미국 정보기관 등을 통해 대북정보를 수집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군이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미국의 CIA(중앙정보국) 등 인간정보 획득 채널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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