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의 인종 비하와 어설픈 대응으로 몸살 앓는 스포츠계

입력 2017-05-06 09:21  

관중들의 인종 비하와 어설픈 대응으로 몸살 앓는 스포츠계

세리에 A, 인종차별 당한 선수 징계했다가 극심한 역풍

메이저리그 보스턴 관중, 인종차별 행위로 영구 출입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전 세계 대다수 프로스포츠는 인종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피해 당사자는 물론 인종 간 갈등을 부추기거나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훌리건 등 과격한 팬들이 많기로 유명한 유럽 축구에서도 인종차별적 구호를 한 관중들은 축구장에서 영구 퇴출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에서는 관중들의 인종차별 욕설 행위가 큰 논란을 일으켰다.

메이저리그와 세리에A는 엄청난 여론의 비판을 맞았고, 뒤늦게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리에A는 피해자인 흑인 선수를 오히려 징계했다가 극심한 역풍을 맞고 뒤늦게 징계를 취소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 축구선수 문타리는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칼리아리 스타디오 산텔리아에서 열린 칼리아리와 원정경기 도중 관중들로부터 흑인을 비하하는 욕설을 들었다.

문타리는 팬들의 구호를 참고 뛰다가 한 어린이 팬이 입에 담기 힘든 구호를 내뱉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해당 어린이 팬에게 다가가 자신의 유니폼을 벗어 주며 구호에 안 좋은 의미가 들어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런 행동에도 불구, 문타리를 향한 인종 차별성 구호는 끊이질 않았다.

문타리는 주심에게 다가가 경기 중단을 요청했지만, 경고 조치만 받았다.

그는 주심의 판단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주심은 문타리에게 다시 한 번 옐로카드를 꺼냈고, 문타리는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탈리아 축구계는 '문타리 사태'로 발칵 뒤집혔다. 전 세계 언론은 연맹을 맹비난했고, 국제축구선수협회와 프로축구선수협회(PFA) 등 다양한 조직들이 성명을 냈다.

그러나 세리에A 상벌위원회는 주심이 옳았다고 판단해 문타리의 징계 처분을 유지했다.

'문타리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산했다. 팬들의 비판 수위는 나날이 거세졌고 다양한 조직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국제연합(UN)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여론의 등쌀에 밀린 연맹은 6일 문타리의 징계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의 수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시 최근 인종차별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흑인 외야수 애덤 존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경기에서 팬들이 땅콩을 던지며 흑인 비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보스턴 구단은 즉각 강경한 자세로 인종차별 문제에 대처했다.

보스턴 구단은 존스의 인종차별 폭로 이후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이번 사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보스턴은 지난 4일 볼티모어와 경기가 끝난 뒤 다른 관중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은 한 남성팬을 관중석에서 끌어낸 뒤 곧바로 영구 출입금지 조처하기도 했다.

선수가 아닌 다른 팬을 겨냥한 인종차별 발언이었지만, 강경한 대처로 야구장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커트 실링은 "그럴 리 없다"라며 존스를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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