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김선호 기자 = 남대서양에서 실종된 지 37일째가 된 한국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작업이 재개됐다. 침몰한 선박의 위치와 한국인 선원 8명·필리핀인 14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6일 해수부에 따르면 침몰해역의 기상악화로 지난 1일부터 중단됐던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작업이 5일 오후부터 다시 시작됐다.
앞서 저기압의 영향으로 파도가 4m에서 최대 6∼7m로 높아져 피항했던 선박 중 예인선 1척이 5일 오후 6시께(이하 한국시간) 침몰해역으로 돌아와 수색을 시작했고, 상선 1척도 이날 오후 4시 40분께 침몰해역에 도착했다.
예인선 1척은 오는 10일 침몰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이 동원한 선박 총 3척(예인선 2척·상선 1척)이 수색작업을 이어가게 된다.
스텔라데이지호는 3월 26일 브라질 구아이바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출발해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같은 달 31일 오후 11시께 침수가 발생해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침몰해역 수심이 3㎞가 넘다 보니 정확한 침몰지점도 확인 못 하고 있다.
실종 초기에는 각국의 군함과 군용기가 투입됐으나 4월 중순 모두 철수하고, 이후에는 폴라리스쉬핑이 동원한 선박과 인근 해역을 지나는 국적선 중 해수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선박만 참여했다.
폴라리스쉬핑은 "수색은 당분간 지속하겠지만, 보상협의를 개시하자"고 지난 3일 실종자 가족들에게 알렸다.
이 회사는 "일정 시점 이후로는 현장 수색을 종료하고 사고지점 인근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의한 수색 등 장기수색 체제로 전환하고자 한다"며 "국내법상 실종선원 보상금과 회사 측의 특별위로금을 포함한 승무원 가족 보상 전반에 관한 협의를 개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서울사무소 임시상황실 운영을 중단하고 부산사무소 상황실만 운영하며 서울에 머무르는 실종자 가족에 대한 호텔과 식사지원을 5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보상협의를 개시하겠다는 것은 결국 수색을 종료하겠다는 선언과 같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있는 구명벌 1척을 찾아 달라"며 이날 서울 남대문 인근 폴라리스쉬핑 사무소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현재 가족 10여 명이 천막에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 대표 허경주씨는 "선사가 그동안 선원 가족들이 사용하던 선사 10층 상황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며 "수색선박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수색을 확대하고 상황실·식사·숙소·수색 정보 제공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천막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한 달 넘게 생업을 포기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은 선사와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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