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네트플레이 등 다양한 전술 필요…곧 새로운 코칭스태프 선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78위·삼성증권 후원)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결승 진출 일보 직전에서 발길을 돌렸다.
정현은 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ATP 투어 BMW오픈 단식 4강전에서 기도 펠라(158위·아르헨티나)에게 1-2(6-4 5-7 4-6) 역전패를 당했다.
2007년 7월 이형택 이후 10년 만에 ATP 투어 단식 4강 고지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에게 덜미를 잡힌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현이 ATP 투어 대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5년 상반기였다.
2015년 3월 마이애미오픈 1회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50위 마르셀 그라노예르스(스페인)를 2-1(6-0 4-6 6-4)로 물리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2015년 10월 세계 랭킹 51위까지 오른 정현은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 1회전 탈락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 10월에는 세계 랭킹 146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다음 주 세계 랭킹에서 60위권 진입이 확실시된다.
또 앞으로 2주 연속 국내에서 열리는 챌린저급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자신의 역대 최고 랭킹도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정현에 대해 "이제 하드웨어는 어느 정도 갖춰진 만큼 소프트웨어의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국 NH농협은행 감독 겸 SPOTV 해설위원은 "예전에는 서브에서 스윙 궤적이 작아 체중을 제대로 싣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점이 많이 좋아졌다"며 "어제는 시속 200㎞가 넘는 에이스도 기록했다"고 칭찬했다.
박용국 감독은 "다만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을 상대하려면 하드웨어만 갖고는 어렵다"며 "다양한 샷의 템포와 포지셔닝 등을 통해 상대를 괴롭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한 박자 빠르게 공을 잡아서 친다거나 코트 뒤편에서만 랠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한 네트 플레이도 시도하는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며 "백핸드는 원래 좋은 편이었고, 서브와 포핸드는 점차 향상된 만큼 이제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쪽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일순 HTA 테니스아카데미 팀장 겸 전 국가대표, 삼성증권 감독 역시 "세계 테니스의 흐름이 파워와 기술은 기본으로 하면서 점차 전술과 멘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순 전 감독은 "중요한 포인트에서 공격이나 수비 가운데 하나를 택해서 확실한 자신의 포인트를 잡을 수 있는 패턴을 몸에 익히고 있어야 한다"며 "체력도 현재 투어 평균 정도 수준이지만 자신보다 세계 랭킹이 높은 선수들을 연달아 상대하려면 체력을 더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까지 함께 호흡을 맞춘 윤용일 코치와 결별한 정현은 새로운 코칭스태프 구성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지금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한 좋은 시기"라며 정현의 경기력을 극대화해줄 수 있는 코칭스태프 선임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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