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러시아가 최근 중국의 온라인 매신저인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차단했다.
7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러시아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청(로스콤나드조르)은 5일 텅쉰(騰迅·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금지 웹사이트 목록에 올렸다.
로스콤나드조르 대변인은 위챗이 당국에 등록하기 위해 필요한 연락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위챗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로스콤나드조르는 작년 11월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인 링크트인을 차단했고 근래 블랙베리 메신저·라인·브이챗 등을 차단했다.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의 에밀리 파커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중국의 인터넷 검열 방식을 모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커 연구원은 러시아인들이 거의 제한받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 당국이 통제되지 않은 인터넷이 반정부 시위를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고 인식하면서 중국 당국의 인터넷 통제 방식을 따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015년 자국민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처리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관련 데이터를 저장한 서버를 러시아 영토 내에 두고 필요하면 법집행기관에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한 새로운 사생활보호법을 도입했다.
세계 최강 인터넷 감시망으로 평가되는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운영 중인 중국 당국도 유사한 규정이 있다. 중국 당국은 수년 전부터 인터넷 주권을 내세워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구글 등 외국 소셜미디어와 뉴스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사회과학원의 러시아 전문가인 청이쥔(程亦軍)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는 징후가 없다며 중국-러시아 관계보다는 기업의 법적 또는 상업적인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청 전문가는 중국과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분쟁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양국이 현재 관계 강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중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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