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포항 찾아 시민인사…막판 '샤이 보수' 결집 호소
선거운동기간 이동거리 7천820km…"소신투표 해달라"
(대구=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후보는 선거일을 이틀 앞두고 다시 한 번 영남으로 향했다.
선거 종반전을 부동층이 밀집한 수도권 공략에 집중해오면서도 '보수의 본류'이자 유 후보의 뿌리가 있는 영남권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의지가 읽힌다.
유 후보는 예비후보 시절 거의 매 주말 대구를 찾은 데 이어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고 난 이후에도 총 22일 중 6일을 영남권에 집중했다. 서울을 제외하면 단일 지역권으로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특히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보수 유권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또 최근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집단탈당 사태 이후 오히려 유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상승 기류를 보이는 등 이른바 '샤이 보수'가 결집하기 위한 최적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막판 보수 표심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7일 늦은 밤까지 대구 동성로와 서문시장, 포항 중앙상가 등을 돌아보며 밑바닥 표심 끌어안기에 몰입했다.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을 보수 텃밭에 올인한 셈이다.
오후 3시께 동성로 대백프라자 앞에 모습을 드러낸 유 후보는 양팔을 활짝 벌려 허공에 흔들며 고향 표심의 결집을 호소했다. 강행군 일정 속에서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기적의 역전드라마'를 외치는 강경한 어조에는 변함이 없었다.
유 후보는 "대구의 아들로 자랑스럽게 살겠다. 여러분께서 저를 이제 쳐다봐달라. 대구시민 여러분께서 대구의 아들 저 유승민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17년 동안 소신껏, 양심껏, 대구의 아들답게 정정당당하게 정치를 해왔다"면서 "제가 소신 있게 정치를 했듯이, 대구시민 여러분께서 소신투표를 해달라. 여러분이 이제까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되겠다"고 외쳤다.
그는 "대구의 얼굴로, 보수의 대표로, 부끄러운 사람 뽑겠나 아니면 깨끗하고 당당한 저 유승민을 뽑겠나"라며 "이제 오늘내일, 여러분께서 움직여달라. 카톡으로, 문자로, 설득해달라. 우리 대구시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온 대한민국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행동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지지연설에 나선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도 "제일 급한 안보, 제일 급한 경제를 살릴 후보는 유승민"이라고 목청을 높이며 지지를 당부했다.
딸 유담 씨도 유세현장에서 함께하며 힘을 보탰다.
이날 오후 동성로 유세에는 선대위 추산 5천여명이 운집했다. 청년층이 다수였던 청중은 사회자와 함께 "유찍기(유승민을 찍으면 기적이 된다)", "유승민 대통령"을 외치며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유 후보는 무더위와 미세먼지, 황사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한 시간 넘게 현장을 지키며 청년들과의 스킨십을 이어갔다.
그는 이후 포항으로 이동해 북구의 중앙상가 주변에서 시민인사를 한 뒤 다시 대구로 와 서문시장 야시장을 방문한 뒤 늦은 밤 서울로 상경할 계획이다.
앞서 오전에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강릉을 찾아 성산초등학교 대피소에 모여있는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시청에 마련된 상황실도 방문해 관계자들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유 후보는 현장 상황을 브리핑 받은 뒤 정부를 상대로 강릉 등에 대한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유 후보 측은 공식선거운동이 개시된 이후 이날까지 유 후보가 전국 유세를 통해 모두 7천820km의 거리를 이동했다고 밝혔다.
minary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