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강원 산불현장으로…민심 보듬으며 재난방지 공약
文 충청·호남, 洪 PK, 安 서울, 劉 TK, 沈 충청 공략
文측 '판세 다지기', 安·洪측 "골든 크로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상헌 김승욱 기자 = 주요 대선 후보들은 '5·9 대선'을 이틀 앞둔 7일 저마다 전략적 요충지를 찾아 대선 전 마지막 주말 총력 득표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은 '대세론' 유지를 위한 투표율 제고와 사표(死票) 방지에 힘을 쏟았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측과 자유한국당 홍준표측은 문 후보를 넘어서는 '골든 크로스'를 장담하는 등 캠프 간 기싸움도 치열했다.
대선후보들은 전날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상주 등에서 잇따라 대형 산불이 발생함에 따라 당초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한 뒤 긴급히 강릉 산불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문 후보는 영동지역 유세를 대피소 방문 일정으로 변경해 소방과 해경 독립, 재난구조 대응체계 일원화 등을 약속했고, 안 후보도 서울 뚜벅이유세 일정을 변경한 뒤 강원도를 방문해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센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대전 유세를 취소한 뒤 현장을 찾아 특별재난지역 선포 필요성을 언급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오후 부산 방문일정을 취소하고 대피소를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홍 후보는 직접 방문 대신 부인 이순삼 씨 등이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자원봉사를 하도록 했다.
대선 후보들은 투표일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방문지 선택에도 한층 전략적 의미를 담았고, '분초' 단위로 쪼개다시피한 일정을 소화할 정도로 분주한 하루를 보내며 세몰이에 나섰다.
문 후보는 강원 방문 후 역대 대선 때마다 1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중원' 충청을 거쳐 저녁에는 야권의 텃밭인 광주송정역 유세에 벌이는 등 '집토끼' 지지 굳히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8일 '부산→대구→충청→서울' 동선을 마련하는 등 마지막 이틀 간 전국을 'X자' 형태로 순회하는 일정표를 통해 '통합대통령'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홍 후보는 이날 실제 고향이자 경남 도지사직을 지낸 경남을 찾아 거제·통영·마산·양산을 거쳐 울산을 찍고 저녁에는 부산 남포동과 광안리에서 유권자들과 만나는 등 바쁜 행보를 벌였다.
그는 현지 유세에서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고 거론한 뒤 "영남에서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영남 사람들이 90% 투표해 저에게 확 몰려들면 제가 청와대로 가는 것"이라며 영남권 결집을 호소했다.
안 후보는 강원 산불 피해자 위문 후 다시 서울로 돌아와 자정까지 지하철로 서울 전역을 누비는 '걸어서 국민 속으로' 뚜벅이 유세를 이어가는 등 '최대 표밭'이자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 공략에 공을 들였다.
그는 오후 지하철 2호선 잠실역을 시작으로, 강남역, 홍대입구역, 여의나루역, 신촌역, 서울역, 용산역 등을 둘러본 뒤 오후 11시20분 동대문평화시장을 방문해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유 후보는 충청권 방문 대신 강원 산불 일정을 소화한 뒤 또다시 대구·경북 공략에 나섰다. 공식선거운동 개시 후 총 22일 중 6일을 영남권에 집중해 서울을 제외하면 단일 권역으로는 가장 많은 시간을 이곳에 할애한 것이다.
심 후보는 충북 청주 유세에서 "민주당에서는 나를 찍는 표는 사표가 된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일석삼조'의 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강릉에서 산불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오후 경기도 의정부와 고양에서 유세활동을 이어갔다.
선거 캠프 간에는 막판 판세를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졌다.
문 후보 측은 지지자의 표를 결집하기 위해 5월 9일 오후 8시까지 투표를 독려하는 '598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심 후보 지지자들이 문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호소하는 '사표방지'에도 호소하고 있다.
홍 후보 측 이철우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오늘 저녁이면 문 후보를 역전하는 골든 크로스를 이루고, 대선에서는 39%를 득표해 2~3%포인트가량 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박지원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은 서울 유세에서 "국민이 사상 최고치의 사전투표율로 '문재인이냐, 안철수냐'의 양강구도를 만들어줬다"며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지만,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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