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퀸호 갑판 균열로 바닷물 솟구쳐…브라질로 검사원 급파(종합)

입력 2017-05-07 18:57   수정 2017-05-07 18:58

스텔라퀸호 갑판 균열로 바닷물 솟구쳐…브라질로 검사원 급파(종합)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은 선사…'유조선 개조 선박' 또 문제

(서울·부산=연합뉴스) 성혜미 김선호 기자 = 남대서양에서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소속 스텔라퀸호의 갑판에 균열이 생겨 평형수 교체 중 바닷물이 솟구쳤다.

폴라리스쉬핑은 유조선을 개조한 화물선 19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3월 31일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스텔라유니콘호는 4월 2일 항해 중 선체에 틈이 벌어져 긴급 대피했으며 스텔라퀸호는 갑판에 균열이 생겨 평형수탱크에서 바닷물이 솟구쳐 오른 것이다.

7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은 "스텔라퀸호의 갑판에서 물이 샌다는 소식을 건너건너 통해 들었다"고 이날 해수부 등에 제보했다.

길이 332m, 넓이 58m, 적재량 30만5천846t의 스텔라퀸호는 1994년 유조선으로 건조됐다가 2009년 철광석 운반선으로 개조됐다. 스텔라퀸호는 중국에서 출항해 브라질에서 철광석을 싣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해수부가 이날 오전 스텔라퀸호 선사에 이상상황이 있는지 묻자 "4월 29일 화물창 커버에 윤활유가 새어 나와 수리를 했고, 5월 3일에는 부두에서 선박으로 화물을 싣는 기계(로더기)가 고장 나 40시간 정도 대기했다"며 선박운항과 관련한 문제는 없다고 보고한 것이다.

하지만, 실종 선원 가족들이 오후에 선박 갑판 위로 물이 올라오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근거로 제시하자 오후 5시 넘어 선사는 한국선급에 스텔라퀸호의 임시검사를 신청하고 "브라질 현지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브라질 도착 후가 아니라 공해상에서 갑판에 균열이 생겼던 게 맞다"고 밝혔다.

폴라리스쉬핑에 따르면 스텔라퀸호는 중국에서 출항해 브라질 폰타 다 마데이라항으로 향하던 중 4월 5일 공해 상에서 평형수를 교체하다가 갑판에 생긴 틈으로 평형수가 올라왔다. 틈은 좌현 상갑판 평형수탱크 윗부분 2곳이며 길이 2.5m, 1.5m 정도다.

이에 갑판을 용접하는 등 수리하고, 현지시간으로 5일 3일 오후 브라질에 입항했다.





한국선급은 상파울루 지부 등에서 검사원을 스텔라퀸호가 정박 중인 항구로 보내 갑판 수리부위를 포함해 계속 운항을 해도 되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갑판에 균열이 생겼다면, 배의 다른 부위에도 균열이 생길 우려가 없는지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며 "폴라리스쉬핑이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폴라리스 쉬핑이 보유한 32척 중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이 이중선체 의무화로 폐기돼야 할 유조선을 철광석 운반선으로 개조한 선박은 모두 19척이다.

스텔라데이지호는 3월 26일 브라질 구아이바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출발해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31일 오후 11시께 침수가 발생해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침몰한 선박의 위치와 한국인 선원 8명·필리핀인 14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와 비슷한 시기에 개조된 스텔라유니콘호는 4월 2일 남대서양 항해 도중 선체에 15㎝가량 틈이 벌어지면서 물이 새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으로 긴급 대피했다. 이 배는 수리 후 한국선급의 검사를 거쳐 운항을 재개했다.

벌크선사 사이에 유조선을 화물선으로 개조하는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무렵이다.

당시 잇단 유조선 사고로 해상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각국은 선체 외판이 한 겹인 단일선체(Single Hull) 유조선을 퇴출하고 두 겹인 이중선체(Double Hull) 유조선으로 바꿔나갔다.

그러자 벌크선사들은 쓸모없어진 단일선체 유조선을 싼값에 사들여 화물선으로 개조했다. 화물선은 이중선체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없다.

유조선을 개조한 화물선에 잇달아 문제가 생기면서 이러한 선박의 구조적 안전성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조선을 개조한 국적 화물선은 현재 총 29척이다. 해수부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들 선박에 대해 일제 점검을 하고 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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