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들 트로뉴가 가져올 퍼스트레이디 역할 변화에 주목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프랑스 차기 대통령에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가 당선되면, '25세 연상' 부인 브리짓 트로뉴(64)가 프랑스의 전통적인 퍼스트레이디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라고 영국 더타임스 일요일판인 더선데이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롱 후보는 지난달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당선된다면 트로뉴도 역할과 자리를 갖고 함께할 것"이라고 말해, 아내에게 공식 직함을 부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트로뉴는 대선 기간 마크롱의 정치적 조언자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사실상 '비선 실세'로 불렸다.
마크롱은 지난달 1차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열린 자축연에서 트로뉴를 무대로 불러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가 하면 연예잡지 배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내 최고의 친구"로 표현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프랑스에서 대선 후보가 아내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정치 신예 마크롱이 대선후보로 주목받은 데는 트로뉴에 대한 호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도, 트로뉴가 공식 직함을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들 매체는 프랑스에서 이전 '퍼스트레이디'들이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활동한 적은 없다는 점에 비춰볼 때 트로뉴가 가져올 퍼스트레이트의 역할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현재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엘리제궁에 입성했으나, 여배우 쥘리 가예와 밀애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 헤어져 사실상 영부인이 없는 상태다.
그 이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이혼한 뒤 가수 카를라 브루니와 재혼했다.
일각에선 트로뉴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사 출신인 트로뉴가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서 미셸 여사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셸 여사는 재임 중 교육·건강·여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마크롱 부부에 관한 자서전을 쓴 칸디스 네들렉은 "트로뉴의 관심사는 교육 개혁 분야로, 정치 일선을 피해서 자폐 아동과 빈곤 계층 아동에 관한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책을 공동 집필한 카롤린 데리앙은 "트로뉴는 긍정적이면서도 남편에 대해선 굉장한 야심이 있는 사람으로, 남편이 하는 일에 깊이 개입해 있다"며 "남편을 비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전직 대통령들의 복잡한 연애사로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영부인이 공식 직함을 갖고 활동할 기회를 열었다고 FT는 분석했다.
트로뉴에게 의미있는 역할을 주려는 마크롱의 의도는 그가 스스로 창당한 정당 앙마르슈의 기본 이념과도 맞닿아 있다고 선데이타임스는 밝혔다.
마크롱은 모든 여성에게 출산휴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공공 분야와 민간 분양 모두에서 성별에 상관없이 동등한 임금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다음 달 총선에 출마할 앙마르슈 후보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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