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상주·영덕 동해안 벨트 덮친 화마…삼척은 "밤샘 진화"

입력 2017-05-07 21:15   수정 2017-05-08 07:35

강릉·상주·영덕 동해안 벨트 덮친 화마…삼척은 "밤샘 진화"

사드 배치지역인 성주골프장 옆 달마산에도 산불 '진화 중'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7일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상주·성주·영덕 등 동해안 지역에 화마가 덮쳐 산불과의 사투를 벌였다.

강릉과 상주는 산불 발생 이틀 만에 진화됐다.

삼척 산불은 워낙 산세가 험한 데다 강풍이 다시 불어 주간 진화에 실패, 야간 산불 진화태세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들어 불이 난 성주와 영덕은 밤사이 산불의 진로와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동해안 벨트로 이어지는 삼척과 강릉, 경북 영덕, 상주, 성주 5곳의 산불은 바싹 메마른 대지와 초속 15∼20m의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졌다.


◇ 삼척·성주·영덕 산불 "야간 진화태세"

지난 6일 오전 11시 42분 삼척시 도계읍 점리 인근 야산에서 난 산불은 이틀째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올라 100㏊의 산림이 탔다.

폐 가옥 2채도 소실됐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5시 30분부터 진화헬기 26대와 지상 인력 3천200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산불 확산지역이 고산지대인 데다 오후 들어 다시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불길이 좀처럼 잡지 못했다.

일몰 탓에 진화헬기가 모두 철수한 삼척 산불은 공무원과 진화대 340여 명의 지상 인력이 투입돼 야간 진화태세에 돌입했다.

주민 30여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한 늑구리 마을 주택과 축사 등의 시설물 보호를 위해 소방차와 진화차 등을 투입, 밤사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오는 8일 일출과 동시에 진화헬기 15대와 2천여 명의 진화인력을 투입, 산불 진화에 나선다.

오후 7시 30분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배치지역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옆 달마산에서 불이 났다.

현재 공무원과 군인 등 100여 명이 불을 끄고 있지만, 날이 어두워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은 해발 680m인 산 정상 부근에서 발생했다.

달마산 정상은 성주골프장에서 직선거리 340m이다. 사진기자들이 성주골프장 내 사드 발사대 등을 촬영한 곳이다.

달마산 정상 부근의 바람이 성주골프장 반대쪽으로 불어 성주골프장에는 피해가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주군은 오는 8일 날이 밝는 대로 헬기와 공무원 등을 동원해 산불을 진화하고 발화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오후 2시 50분 경북 영덕군 영해면 사진리 영해해안도로 인근에서 산불이 나 진화 중이다.

이 불로 오후 9시 현재까지 3㏊의 산림이 소실됐다.

불이 난 곳은 민가에서 다소 떨어졌으나 만일에 대비해 소방차와 펌프차를 배치하고 산불 경로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 "휴∼" 한숨 돌린 강릉·상주 산불

지난 6일 발생한 강릉 산불이 27시간 만인 7일 오후 6시를 기해 완전히 진화됐다. 입산객 실화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강릉 산불은 성산면 어흘리 인근 야산에서 처음 발화한 이후 19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0시 36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그러나 큰 불길을 잡은 이후에도 꺼진 불이 되살아나면서 잔불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마가 한때 강릉교도소 담장까지 번지면서 재소자 분산 이감이 검토되는가 하면, 성산면 주민 2천500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바람과 함께 불길이 잦아들면서 재소자 이감 계획은 취소됐고,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도 대부분 집에 머물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이 불로 축구장 면적의 70배에 달하는 50㏊의 산림이 소실됐다.

또 폐가 3곳을 포함해 민가 33채가 화마 피해를 보았다.

이재민 311명 중 64명은 성산초등학교와 노인복지회관 등에 있으며, 나머지는 친인척 집 등지로 복귀했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 10시 38분 경북 상주시 사벌면 덕가리 야산에서 발생한 불도 20여 시간 만에 꺼졌다.

그러나 사벌면 매호리와 퇴강리, 함창읍 상갈리, 중갈리, 하갈리 등 123가구 215명이 마을 회관으로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주민들은 불길이 혹시나 집으로 옮겨붙을까 밤새 노심초사했다.

이 불로 축구장 면적의 18배에 다하는 13㏊가량의 산림이 소실됐다.

또 60대 여성 등산객이 불길을 피하다 실족해 숨지고 일행 2명은 다쳤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이 진행 중인 곳은 야간에 방화선 구축 등 인력을 총동원해 피해 확산 방지에 나서며 일출과 함께 진화헬기를 투입할 계획"이라며 "진화된 지역은 산불 전문조사반을 투입해 피해 면적과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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