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당 1.1023달러…전거래일 대비 0.3% 상승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위협에 존폐의 기로에 섰던 유로화의 가치가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됨에 따라 한숨 돌리면서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8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유로화는 이날 프랑스 대선에서 마크롱이 승리했다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전거래일인 지난주 금요일보다 0.3% 뛴 유로당 1.1023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로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는 일본 엔화와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에 비해서도 강세를 나타냈다.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은 대선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 중도 성향의 마크롱이 65.5∼66.1%, 극우 진영의 마린 르펜은 33.9∼34.5%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해 30%포인트 이상의 압도적 격차로 마크롱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발표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경제통합의 상징인 유로화는 그동안 유럽에서의 포퓰리즘 부상으로 위협받았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국수주의·포퓰리스트 정당은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힘을 받아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회의론자들은 독일이나 이탈리아, 그리스와 같이 격차가 큰 국가들이 같은 통화를 쓰고, 유럽중앙은행(ECB)에 금리결정권을 양도한다는데 발끈하고 있다. 유로화 체제가 독일과 같은 일부 국가에만 이익이 되고, 다른 국가들의 실업률을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르펜 후보는 프랑스를 유로존 밖으로 이끌겠다고 공언해왔다.
르펜을 큰 차이로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마크롱은 전날 당선축하 파티에 프랑스 국가인 '라마르세예즈'가 아닌 유럽연합가인 '환희의 송가(Ode to joy)'에 맞춰 등장해 EU에 대한 헌신을 보여줬다. 마크롱은 향후 5년간 500억 유로의 경기부양 정책 단행을 약속하기도 했다.
마리온 아미오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더 강력한 EU를 향한 진전과 독일 프랑스 관계의 회복을 통해 마크롱은 유로존과 유럽통합과정에서 새로운 추진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임 아슬람 싱크마켓츠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미 시장에는 마크롱의 승리가 반영돼 있어서 유로화의 추가적 강세는 제한적"이라며 "장기적으로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12∼1.14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와 UBS는 올해 연말 유로화 가치를 각각 1.20달러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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