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끝나자마자 미세먼지 환자들 병원행 '러시'

입력 2017-05-08 11:21   수정 2017-05-08 11:46

황금연휴 끝나자마자 미세먼지 환자들 병원행 '러시'

도심 병원엔 개원시간 전부터 직장인들 줄 서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집 안에만 있었는데 왜 이렇게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오는 걸까요."

미세먼지에 덮인 황금연휴가 끝난 첫날인 8일 서울 병원은 기관지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10시께 영등포구의 한 이비인후과는 기침, 비염 증상에 몸살까지 호소하는 환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병원 안에 자리가 없어 환자 7∼8명은 병원 앞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복도 한쪽에는 유아 환자가 타고 온 유모차 네다섯 대가 길게 '주차'돼 있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앞서 접수한 손님은 20명 이상 된다. 최소 4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황금연휴 때 야외 활동을 하다가 비염이나 각종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한 환자들이었다. 한 중년 환자는 몸살까지 겹쳤는지 눈을 감고 손가락을 이마에 댄 채 나지막이 앓는 소리를 냈다.

당산동에 사는 직장인 신민철(45)씨는 "업무 때문에 골프 치러 다닌 데다 지난주 황금연휴 때 미세먼지가 한창인데도 여의도 공원으로 나들이하면서 상태가 심각해졌다"면서 "콧물, 기침에 목까지 아파 예정된 부산 출장을 가지 못하고 병원으로 황급히 왔다"고 말했다.

인근 지구대 한 경찰도 순찰하다가 비염이 심해져 이 병원을 찾았다. 한 손에 무전기를 든 이 경찰은 빨리 업무에 복귀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

종로구 혜화동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는 진료 시작 시간인 9시에 이미 4명의 부모가 마스크를 쓴 아이 손을 잡고 입구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이모(36·여)씨는 "5살 아이가 주말에 나들이한 이후로 콧물이 나고 밤새 재채기를 해 이른 아침부터 병원을 찾아왔다"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봤다.

최미자(64·여)는 "3살 손자가 금요일 저녁부터 기침하기 시작했는데 연휴 기간에 문을 연 병원을 찾기 힘들었다"며 "치료가 늦어져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병원 관계자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 오늘 병원을 찾는 손님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심 병원에는 출근 전 진료를 받으려는 직장인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들었다.

남대문 근처 한 이비인후과에는 개원시간 15분 전부터 5∼6명의 직장인 환자가 줄을 섰다. 9시30분께까지 직장인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인근 회사에 다닌다는 은모(57)씨는 "실내에 있었는데도 목이 칼칼하고 비염 증상이 더 심해진 것 같다"면서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날아온다는데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 없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종로구 종각역 인근의 한 이비인후과에도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마스크로 코와 입을 밀봉하다시피 한 환자들 방문이 이어졌다.

오전 9시30분이 되자 대기 환자 수가 10명을 넘었다. 간호사로부터 "5∼10분가량 기다리셔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 마지못해 자리에 앉는 환자도 있었다.

신동천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금 문제가 되는 황사나 미세먼지는 마스크로 대부분 차단이 가능하다"면서 "균형 잡힌 영양 섭취에 힘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 따뜻한 물과 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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