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 발언 내세워 반문 부채질…"文쩔쩔·安초딩·劉배신·沈배배"
장인 비하 논란엔 "사내가 성깔 없이 어찌 사나"…친박 표심도 자극
(서울·부산·대전=연합뉴스) 정아란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부산에서 출발해 경부선 상행선을 따라 서울로 이동하는 마지막 유세에 나섰다.
보수 본거지인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을 거쳐 '중원' 충청을 지나 최대 표밭인 수도권까지 '홍풍'(洪風)을 거세게 밀고 올라오는 일정이다.
홍 후보는 이날 부산역 광장과 대구 반월당,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 천안터미널 앞을 차례로 찾아 '대첩'이라 명명한 거점유세를 벌였다.
마이크를 잡은 홍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장이 홍 후보를 지지하는 PK 민심을 '패륜 집단의 결집'으로 표현한 일을 수차례 입에 올리면서 영남 민심을 힘껏 자극했다.
부산에서는 "우리 부산 사람들이 한 번 열 받으면 무섭다. 패륜 집단이라고 한 사람은 내일 한 표라도 찍으면 안 된다"고 했고, 대구에서도 "여러분들 패륜 집단 아니죠, 에이 그 못된 놈들"이라면서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부채질했다.
홍 후보는 4~5일 사전투표에서 PK·TK 투표율이 저조했던 만큼 이 지역 보수 유동층을 투표장으로 불러 모으는데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부산유세에서 "내일은 친북좌파 심판하는 날이다. 모두 투표장에 가자"고 외쳤고, 대구에서는 "대구시민들이 내일 90% 투표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홍준표 한 번 살려주면 내가 은혜 갚겠다"고 구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는 "이제 TK는 홍준표를 중심으로 새로 뭉치자.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의 억울함이 없어진다"면서 친박 민심을 파고들었다. 박 전 대통령 여동생인 근령 씨도 자리에 함께하면서 힘을 보탰다.
대전에서는 충청권 거두였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최근 예방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JP가 '문재인 금마(그 놈, 그 자식을 의미하는 사투리)는 안 된다, 상을 보니까 네가 대통령상'이라고 하더라"고 말해 환호를 끌어냈다.
홍 후보는 또 대전유세에서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각각 '문쩔쩔' '안초딩' '유배신' '심배배'로 불린다면서 다른 후보들을 깎아내렸다.
문 후보는 질문을 받으면 쩔쩔매고, 안 후보는 초등학생 수준이고,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배신했고, 심 후보는 홍 후보로부터 '배배 꼬였다'는 지적을 받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명과 함께 당당한 자신은 '홍당당'으로 불린다고 홍보했다.
또 최근 유세에서 장인을 '영감탱이'로 칭했다가 질타받은 홍 후보는 "내가 장인에게 '성깔' 좀 부렸다"면서 "사내가 그러한 '성깔' 없으면 어찌 사느냐"고 방어하기도 했다.
'경비원의 아들' '까막눈의 아들'로 대변되는, 서민 이미지를 띄우는 유세 발언도 계속됐다. 부산유세에서는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잘 있거라 부산항' 등 노래 2곡을 연거푸 소화하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심는 데도 주력했다.
홍 후보의 마지막 유세 장소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과 서울시청 광장이다. 그는 이곳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필승 대첩'에 나선다.
이후에는 선거운동 종료 시각인 자정까지 강남역과 홍대에서 젊은층을 상대로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인다.
이날 대구유세 현장에서는 한 여성이 흉기가 든 가방을 메고 홍 후보에게 접근하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대책위원회 여성본부 자문위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든 이 여성은 이후 경찰 조사에서 "억울한 일이 있어 호소하기 위해 홍 후보에게 접근하려 했을 뿐 해를 가하려 한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국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해당 여성이 책임당원이 맞다면서 "후보를 해치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경찰에) 진술했고 당 차원에서도 처벌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