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남중국해 곳곳의 난파선을 무단으로 인양해 고철로 팔아넘긴 중국 선박이 말레이시아 당국에 나포됐다.
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해양경찰은 지난달 28일 말레이시아 반도 남동쪽 코타 팅기 인근 해상에서 중국 선적의 8천352t급 그랩 준설선 '추안홍 68'을 나포했다.
추안홍 68은 같은 달 20일 인도네시아 영해에서 난파선을 무단 인양하다가 인도네시아 해군에 적발됐으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공해상으로 도주한 선박이다.
수시 푸지아투티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장관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한 수배 요청 덕분에 해당 선박을 붙잡을 수 있었다"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의 협조를 받아 조만간 선박을 인도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안홍 68은 인도네시아 영해에서 1969년 침몰한 스웨덴 선적 초대형 유조선 '세븐스카이스' 호와 1973년 침몰한 이탈리아 선적 화물선 '이가라'의 선체를 대형 크레인으로 부숴 인양한 뒤 고철로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배는 올해 초 말레이시아에서도 2차 세계대전 당시 격침된 구 일본군 수송선 3척을 인양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추안홍 68은 중국 기업인 상하이 총허(崇和) 해양산업 소유 선박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주인도네시아 중국대사관은 추안홍 68이 말레이시아 업체에 대여돼 해당 업체의 요구에 따라 작업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남중국해 일대에서는 최근 들어 침몰선의 선체가 통째로 사라지는 일이 빈발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작년 11월 자바해에 가라앉아 있던 영국과 미국 등 연합군 소속 군함 5척이 바닥이 팬 흔적만 남긴 채 없어져 관련국과 외교갈등까지 빚어졌다.
해당 선박들은 태평양 전쟁 초기 구일본군과 교전하다 침몰한 군함들이며 당시 사망한 연합군 병사는 2천1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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