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혼외정사 발각이 계기"…베이징 여성기업인과 불륜 소문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대사를 맡았다가 돌연 사의를 표했던 게리 로크(63)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이미 이혼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화권 매체들은 8일 미국 시애틀 KIRO7 방송을 인용해 로크 전 대사의 부인 모나 리(李蒙) 여사가 자신의 이혼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하며 그의 사임과 이혼에 중국의 '미인계'가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방송사에서 기자로 근무한 적 있는 리 여사는 "남편과 이혼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책임있는 가장이고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이들은 2014년 8월부터 별거에 들어가 이혼 수속을 밟았고 시애틀 킹카운티 법원은 2015년 4월 이혼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부부는 이후 공개석상에 함께 나타난 적이 없었다.
로크 전 대사는 뤄자후이(駱家輝)라는 중국명을 가진 화교 3세다.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보스턴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으며 주류 사회에 합류했고 1983년 민주당 하원 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상무부 장관, 워싱턴주 주지사 등을 거치면서 가는 곳마다 미국 내 중국계 정치인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며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되며 각광을 받았던 인물이다.
리 여사도 미국으로 이민을 온 화교 명문가 출신이다. 할머니가 쑨원(孫文·1866∼1925)의 외아들 쑨커(孫科)의 둘째 부인으로 윈난(雲南)지역 먀오(苗)족 공주였다.
중국 부임전 4년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다짐했던 그가 부임 2년 반만인 2013년 11월 "시애틀의 가족과 함께 지내겠다"며 석연찮은 사의를 표명하자 여러 추측이 나돈 바 있다.
대선 출마 준비를 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시 한 홍콩 매체는 로크 전 대사의 혼외정사 사실이 발각된 것이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로크 전 대사의 불륜 대상이 베이징에서 거주하던 한 여성 기업인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리 여사가 언론인터뷰를 통해 혼외정사 소문을 부인하면서 온 가족이 시애틀과 베이징을 바쁘게 오가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남편의 사직이 가족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직 후 이들 부부가 1년도 안돼 이혼 수속을 밟았던 사실이 확인되며 다시 '색계'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이들 부부와 인터뷰를 했던 중국의 유명 앵커 양란(楊瀾)도 거론된다. 양란은 중국중앙(CC)TV 간판 앵커 출신으로 미디어산업에 뛰어들어 남편 우정(吳征)과 함께 양광(陽光)미디어투자그룹을 이끌고 있는 기업인이다.
최근 중국 권력층 내부를 폭로한 중국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는 우정의 신분이 중국 정보기관 소속의 공작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임 당시 베이징 공항에서 수행원 없이 가방을 등에 직접 매고 가족과 함께 할인 쿠폰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사 마시던 소탈한 모습으로 중국 대중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로크 전 대사는 중국 당국과 팽팽한 긴장 관계 속에서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고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콩과 대만 매체들은 로크 전 대사의 이혼 소식에 미 태평양 사령부에 배속됐던 벤저민 비숍 예비역 중령이 2012년 한미합동군사훈련 및 작전계획 수립에 관한 기밀을 자신의 20대 중국 여자친구에게 넘긴 사례 등을 열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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