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국 교민들은 10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게 악화일로인 한일관계를 개선할 묘안을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과거사 문제에 막혀 다른 분야에서의 정부 간 협력이 원활하지 못했던 박근혜 정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과거사 문제와 안보·경제 협력 등을 분리해 차분하게 한일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해달라고 주문했다.
▲ 오공태(71)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 중앙본부 단장 = 일본에 살고 있는 동포들 입장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한일관계의 개선이다. 한일관계가 재일동포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크다.
과거사문제에 대해서는 한·일이 서로 물러나려고 하지 않고 있다. 한국 국내 여론이 반발하지 않고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한편으로 안보, 경제에서도 한일 양국이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풀기 힘든 과거사 문제를 안보나 경제 문제와 분리해서 추진해야 한다.
새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들 사이에서 외교적 목소리를 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중심을 잘 잡고 영리하게 헤쳐나갔으면 좋겠다.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새로운 세대들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새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민단과 함께 방법을 모색하는 데 힘을 쏟아주길 바란다.
▲ 곽진웅(52) 코리아NGO센터 대표 = 일본 내에서 혐한 발언(헤이트 스피치)이 늘고 있고, 차별적인 배외주의도 심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대통령이 재일동포 인권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잘 대처해주시길 바란다.
재일동포들은 차세대들이 정체성을 지키면서 한국 민족으로서 살아나갈 길을 찾고 있다. 새 정부가 이를 위해 교육 사업 등에서 차세대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식민지 시대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잘 듣겠다는 원칙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동북아시아의 현 상황에서 한일 간 파트너십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한다. 과거 역사 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경제나 문화 분야의 교류, 청소년들의 교류를 활발히 하도록 지원하면서 한일 간 관계 개선을 꾀해주길 바란다.
▲ 구철(51) 재일본 한국인연합회장 = 한국과 일본 사이가 좋지 않았던 만큼 일본 동포사회는 하루빨리 양국 간 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재일동포들이 힘든 것도 알아줬으면 한다. 경제는 경제, 외교는 외교라는 식으로 분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일본은 정치에 민감하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교민이 타격을 입는다. 현지에 오셔서 교민의 아픈 곳도 어루만져 주고 우선적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 일본은 중요한 곳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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