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선] 용산공원 조성·임정기념관 건립 추진 속도 낼 듯

입력 2017-05-10 03:00  

[문재인 당선] 용산공원 조성·임정기념관 건립 추진 속도 낼 듯

청년수당·국공립어린이집 확충·환자안심병원 등 서울시 정책 전국 확산하나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이태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19대 대통령 당선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 삐걱거린 용산공원 조성, 임시정부 기념관 설립 사업이 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처음 도입했거나 적극 추진한 환자안심병원이나 생활임금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노동이사제, 청년수당 등 '박원순 표'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용산공원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 임정기념관 건립 탄력 기대





미군기지 반환으로 10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공원이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당선인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되면 그곳엔 뉴욕 센트럴 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정부의 용산공원 조성 계획을 두고 박근혜 정부와 정면 충돌했다.

박 시장은 국토교통부 주도 용산공원 조성 방안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가공원 위상을 갖추고 온전한 형태로 회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에 국립여성사박물관, 과학문화관 등 건물 신축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나눠먹기'라는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박 시장은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지 않은 반쪽짜리 공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국토부가 용산공원 조성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물러섰지만, 잠정안을 만든 뒤 한 두차례 공청회를 거쳐 결정한다는 '불통행정'은 고수했다. 서울시와 협의에도 매우 소극적이었다.

서울시가 용산미군기지 현장답사와 공원 조성계획 설명을 공식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별도협의하라"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에야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해 10회 안팎 세미나를 열어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 미군기지 방문은 올해 2월에야 성사됐다. 박 시장은 현장 답사 뒤 생태적인 역사문화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협력하자고 미군 측에도 요청했다.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추진하는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 사업도 새 정부에서는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정기념관 건립에도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주무 부처인 국가보훈처와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아 민간과 서울시가 등을 떠미는 모양새로 추진되고 있다.

임정 기념관 건립 노력은 2015년부터 애국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서울시가 서대문구의회 터를 부지로 제공하는 등 발 벗고 나섰다.

반면 정부는 발을 담그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작년 민간단체인 임정기념관 추진위원회가 국회를 설득해 타낸 기념관 건립 관련 예산 10억원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9억8천만원을 고스란히 국고에 반납할 정도였다.

이에 더해 정부는 임정기념관을 국립이 아닌 시립 시설로 짓자는 제안까지 내놨다.

이를 두고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 논란'에서 보듯 특정 역사관 때문에 임시정부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기념관 건립 사업을 홀대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박원순 표' 정책, 새 정부서 전국으로 확산하나

새 정부에서는 서울시가 추진했거나 관심을 둔 사업 상당수가 정책으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새 정부에 건의하는 10대 분야 66개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10가지 이상이 문 당선인의 대선 공약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당선인은 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안심보육 환경 조성'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이용 아동 기준 40%까지 확대, 보육료 현실화·보육교사 8시간 근무제 추진, 만 12세 이하 맞벌이 부모 자녀 대상 집으로 찾아가는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내실화 등이다.

서울시는 국공립 어린이집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며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을 통한 국가책임보육'을 차기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문 당선인은 지난달 보육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방안은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서울시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겠다"며 "누리과정도 국가가 책임지고 더 이상의 보육 대란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서울의료원에서 시작한 '환자안심병원' 같은 보편적 간병서비스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당선인은 '노후파산 예방'을 위한 정책으로 공공병원 간병 서비스 의무화, 간병 건강보험 적용 확대, 병원-요양시설-가정 연계를 통한 치매·중풍 예방 관리체계 강화를 약속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시범 사업으로 추진했다가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로 갈등을 빚고 올해 다시 시작한 청년수당(청년활동지원사업)도 전국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문 당선인 역시 청년 일자리 공약으로 18∼34세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구직촉진수당'을 내놨다. 이 수당은 청년이 구직활동을 하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다.

서울시가 서울시립대에서 시험한 이른바 '반값등록금'도 전국으로 확산할지 관심을 모은다.

문 당선인이 '생활비 절감' 공약의 하나로 생애 수요자 맞춤형 교육비 지원을 약속하며 ▲ 대학 입학금 폐지 ▲ 반값등록금 추진 ▲ 학자금 대출 이자 부담 완화 등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서울 초등학교에서 이뤄지는 친환경 무상 급식 역시 문 대통령이 '친환경 무상 급식 고등학교까지 확대 지원'을 공약으로 삼은 터라 확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문 당선인이 공약한 ▲ 탈원전 정책 ▲ 3·1운동 100주년 계기 독립유산 등록문화재 지정 및 기념사업 추진 ▲ 지방자치법 개정·지방의회 권한 강화·국세-지방세 구조 개선 등 지방분권 정책 ▲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 지자체 생활임금제 확대 ▲역세권 청년주택 등도 서울시가 먼저 도입했거나 차기 정부에 요구한 것과 비슷하다.

박 시장은 "서울은 대한민국 혁신의 테스트베드이자 다양한 정책이 세계 도시의 호평을 받는 도시"라며 "서울의 정책 콘텐츠와 노하우가 국정에 반영된다면 새로운 시대로의 대 전환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기 정부가 앞으로 서울시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사업도 있다.

문 당선인이 서울 지역 공약으로 약속한 서울 창동·상계동 동북아 신 문화중심지 조성과 코엑스·잠실 일대 국제교류복합단지 조성, 마곡지구 첨단 ICT 융복합 산업단지 조성 등은 이미 관련 사업이 계획 중인 만큼 서울시와 호흡을 맞춰갈 것으로 관측된다.

dkkim@yna.co.kr,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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