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주의자' 자처 마크롱…중국·프랑스 관계는 어디로?

입력 2017-05-09 11:25  

'마오주의자' 자처 마크롱…중국·프랑스 관계는 어디로?

마크롱 대중 친화적 입장 표명…中 유럽사회 안정에 촉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마오주의자'로 자처했던 프랑스의 새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시대의 중국과 프랑스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중국은 대(對) 유럽 관계를 상징하는 프랑스가 마크롱의 당선으로 유럽연합(EU)이나 대외 관계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무엇보다 마크롱 당선인이 대 중국 관계를 강조한 데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8일 마크롱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 "프랑스는 중국과 가장 먼저 정식으로 수교한 서방 대국"이라면서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중국 관영 국제재선은 마크롱 당선인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자신을 '마오쩌둥(毛澤東) 주의자'로 자처하며 마오쩌둥과 덩샤오핑(鄧小平)의 어록을 여러차례 인용한 사실을 전했다.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마오쩌둥의 실용주의적 입장과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그가 인용한 발언들이다.

마크롱 당선인은 또 지난달 파리에 거주하던 중국인 남성이 경찰 총격에 사망하자 피살된 화교의 유족들을 만나 중국과 프랑스 사이는 "견줄 것이 없는 유일한 관계"라며 관계 강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프랑스와 중국은 매우 중요한 역사적 관계가 존재한다. 2년전 양국은 수교 50주년을 맞았고 전략, 에너지 영역에서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반테러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희망했다.

중국에 친화적 입장을 보이는 마크롱에 대해 중국인들은 대체로 학생과 교사 사이로 만난 마크롱과 25세 연상 부인인 브리짓 트로뉴의 러브 스토리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마크롱의 당선이 유럽사회의 안정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고 전문가들도 그의 당선이 프랑스가 유럽사회 혼란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여기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역시 마크롱의 당선이 전세계의 잇따른 포퓰리즘 추세에 대항해 승리를 얻은 것이라며 프랑스가 중요한 시기에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유럽연구소장은 마크롱의 당선보다 유세 과정에서 반(反) 중국 입장을 보였던 마리 르펜의 패배가 중국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 그리고 전세계에도 좋은 소식이지만 유럽 대륙의 구조적 문제와 불안정성에 대한 해법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사회에 고조되는 보호 무역주의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했다.

추이 소장은 또 중국과 프랑스가 유럽의 통합, 자유무역에 대해 보조를 맞출 수 있겠지만 중국이 독일이나 EU를 대체해 새 프랑스 지도자의 외교적 우선순위에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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