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선] 日전문가들 "국내 통합·한일관계 개선해야"

입력 2017-05-10 00:10  

[문재인 당선] 日전문가들 "국내 통합·한일관계 개선해야"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것과 관련, 한국 내 통합은 물론이고 국제무대에서 현명한 외교를 펼쳐 그동안의 공백을 메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일관계는 난관 속에서도 개선해 나가야 하며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협력해야 할 사안에 대해선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새 대통령이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오쿠조노 히데키(奧園秀樹·53) 시즈오카(靜岡) 현립대(국제관계학) 교수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발하는 만큼 '협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원 와세다대(국제정치학·64) 교수는 "대내적으로는 적폐를 청산하면서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문 당선인이 그동안의 주장대로 적폐를 청산하고 안정적 국정 운영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직 탄핵을 둘러싼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는 사람들도 있다"며 "통합을 가시화하기 위해선 장·차관 인선부터 통합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일관계에 대해선 회복을 추진하며 가능한 부분에선 협력을 꾀할 것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아베 정권이 역사와 위안부 문제에서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만큼 '투트랙'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역사문제 등에 대해선 원칙적 자세를 취하면서 동시에 양국 간 거리를 좁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치, 경제,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 회복을 꾀할 필요가 있다"며 말했다.

한국의 새 대통령은 정상 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러 자리에 참석해 역사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등 입장 차이가 크더라도 다자회의에서 한국의 의견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도 제안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대일 관계에서 한편으론 대중이 듣기 좋은 발언과 정책을 펴는 '사이다화(化)'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한국이 재협의를 제안하더라도 일본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평행선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박근혜 정권 전반기처럼 역사와 위안부 문제를 가지고 양국 관계가 정체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오쿠조노 교수는 "한일은 서로 선입관을 갖고 바라봐선 안 된다"며 "자존심 문제(과거사)가 부각돼 감정대립을 하는 차원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외교가 막혀 있는데 한반도 문제는 급변했고 한국은 대통령이 없어서 소외된 상태였다"고 진단한 뒤 새 정부의 외교 과제로 '전면적 복원'을 꼽고 현명한 대처를 주문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2003년 참여정부 출범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집권했을 때와 비슷하다"며 "현재도 미국은 대북 강경책을 쓰고, 일본은 보수 정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국가는 소위 한국 진보정권에 경계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의 외교 안보 기반인 미·일 관계 속에서 답을 어떻게 찾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새 정부가 서둘러 대북정책을 펴기보다는 미국과 신중하게 협의하면서 현실적 효과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57) 도쿄대 한국학 연구센터장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서로가 타협하는 것이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한일 양국이 협력해야 하고 협력할 수 있는 대북정책이나 경제 문제는 냉정하게 (협력을)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기미야 센터장은 "아베 총리도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한국 측은 일본을 좀 더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jsk@yna.co.kr,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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