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 강수 시작…내일 아침까지 5∼10㎜ 예보
(강릉·삼척=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산림 327㏊를 잿더미로 만든 강릉·삼척 산불이 나흘만인 9일 진화가 완료된 뒤 오후부터 비까지 내리자 재발화를 우려하던 지역주민들이 크게 안도하고 있다.
강릉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삼척은 오후 7시 20분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빗줄기는 밤이 깊어지면서 조금씩 굵어지고 있다.
비는 이날 오후 대부분 지역에 내릴 것으로 예보됐으나 저기압 이동속도가 느린 탓에 영동 지역은 예상보다 1∼2시간 늦은 7시를 전후해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예상강수량은 내일 아침까지 5∼10㎜다.
비가 내리자 건조주의보도 해제됐다.
기상청은 도내 전역에 내렸던 건조특보를 오후 7시를 기해 해제했다.
건조특보는 23일 강릉 평지를 시작으로 27일 도 전역으로 확대된 이후 12일 만에 해제됐다.
비가 내리면서 피해 지역주민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강용희 늑구1리 이장은 "내리는 비를 보고 눈물이 났다. 우리 마을에 오늘처럼 반가운 비는 없었다. 내일은 정말 푹 쉬고 싶다"며 기뻐했다.
그는 "그동안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며 인사도 잊지 않았다.
권정봉 삼척시의원도 "눈물이 난다"며 "비가 그치면 다시 일어나 주민과 함께 복구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심선희 위촌1리 이장도 "비가 와서 너무 다행이다. 이제는 재발화 가능성이 0%다"며 "너무 좋아서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소주 한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심 이장은 이번 산불로 자신의 집도 전소했지만, 피해를 본 지역 어르신을 위해 음식 제공 등 지극정성으로 보듬고 있어 칭송을 받고 있다.
혹시 모를 재발화 가능성을 우려했던 산림 당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국은 현재 강릉 160명, 삼척 214명 등 뒷불 감시조를 배치해 감시 중이다.
재발화에 대비해 헬기와 소방차, 진화차 등도 완전히 철수시키지 않고 인근에 배치했다.
삼척에는 군인 200명이 유사시 긴급 야간지원을 위해 인근 지역에서 숙영하고 있으며, 열상감시장비(TOD)를 이용해 주택지역 주변 잔불을 정밀 관찰 중이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더 일찍 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지금이라도 비가 내려서 다행이다"며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뒷불 감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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