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회의원 없어 무너진 지역조직 재건…중앙당도 총력지원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전남은 전통 야권의 텃밭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당선인으로서는 황무지나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1년 전 4·13 총선에서 광주·전남 국회의원 18석 중 고작 1석만 차지하고 완패했기 때문에 지역조직이나 기반이 사실상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대선을 치렀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없다는 것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지역조직이 없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기간 이 황무지를 자기 밭처럼 일군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대선 최대 격전지였던 호남의 민심을 민주당으로 돌린 최고의 주역들이었다는 평가가 그래서 나온다.
전남에서는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국회의원이 일당백으로 고군분투하며 지역의 도시와 농어촌지역을 누볐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중 민주당 소속으로는 유일한 의원인 데다 도당위원장까지 맡아 자신의 지역구는 물론 전남 전 지역을 선거운동 기간 내내 끊임없이 순회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현역 국회의원이 1명이라도 있는 전남을 한없이 부러워했다.
총선에서 초토화된 광주 조직을 다시 일구려고 이형석 광주시당 위원장은 지역 선대위를 꾸리면서 이를 상쇄할 전략을 짰다.
이병훈 총괄선대본부장과 박혜자 위원장 등 각 지역지원장을 중심으로 일원화된 시스템 캠프를 구축해 여론 형성과정, 전략적 방향, 유세의 논조, 각종 불법선거에 대한 대처, 본부의 지침 등을 정확히 반영했다.
시당 상임선대위원장에 이해찬·김부겸 의원을 참여시켜 매머드급 지역 선대위의 면모도 갖췄다.
1천400여회의 유세전과 유세차량 9대의 운행거리 1만800㎞, 167건의 SNS용 파일 생산, 경로당 1천263곳 방문 등 현장 선거운동은 조병남 사무처장, 김형석 상황팀장, 임택·조익문·김진열 본부장 등 실무진이 이끌었다.
민감하기 이를 데 없는 홍보·대외협력과 법률지원단은 이재종 대변인과 김철수 변호사가 맡아 지역과의 소통에 막힘이 없도록 주력했으며 송갑석 비서실 부실장도 지역공약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문 당선인 부인 김정숙 여사의 호남에 대한 지속적인 애정 공세와 물량을 아끼지 않은 중앙 지원유세였다.
김 여사는 광주전남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지역 바닥 민심을 훑었고 '반문정서' 희석의 최대 공로자로 평가받았다.
박영선·김부겸·이재정 의원 등 타 지역 출신이지만 이 지역에서 호감도가 높은 국회의원들과 고민정 대변인 등도 선거운동 기간 끊임없이 광주와 전남을 찾아 빈자리를 메웠다.
엄지척 유세단, 꽃할배 유세단, 넘버원 유세단, 슈퍼문 유세단 등 연인원 300명을 동원한 유세지원 전략도 황무지 같은 야권 텃밭을 다시 일구는 데 큰 일익을 담당했다.
이형석 민주당 시당 위원장은 "노력한 것 이상으로 지역민들께서 베풀어 주신 것 같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지역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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