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19대 대선서 '탄핵 태풍·분열'에 맥없이 추락

입력 2017-05-10 01:16  

범보수, 19대 대선서 '탄핵 태풍·분열'에 맥없이 추락

자성보다 갈등·분열로 민심 심판받아…한때 궤멸위기까지 몰려

차기 지도자 못키우고, 기대했던 반기문 중도 포기도 위기 더해

재기 발판은 마련한듯…한국당-바른정당, '보수적자' 본게임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이번 19대 대선에서 범보수로 불리는 구(舊) 여권이 9년 반 만에 야권에 정권을 내준 것은 사실상 예고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결과로 치러진 데다 탄핵사태까지 초래한 박근혜 정부, 나아가 범보수에 대한 사실상 민심의 심판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탄핵의 거센 태풍이 대선판까지 흔들어 정권교체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9일 오후 10시 32분 현재 중앙선관위의 개표가 9% 진행된 상황에서 문 후보는 37.5%인 110만609표를 얻어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8.9%,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1.1%,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6.4%, 정의당 심상정 후보 5.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에서 스스로 돌아보는 자성의 모습보다는 분열과 갈등으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을 중심으로 새누리당의 상당수가 지난해 12월 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은 물론, 이후 헌재의 탄핵심판 과정에서도 탄핵에 반대했다.

탄핵 찬반과 책임론, 향후 노선을 놓고 갈등은 심화했고 이는 같은 달 29일 탄핵 찬성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탈당과 올해 1월 이들의 바른정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탄핵 태풍의 위기 속에서 분당 사태까지 맞아 기존 보수가 궤멸위기까지 몰린 것이다.

새누리당은 올해 2월 자유한국당으로 당명까지 바꾸고 변신을 시도했지만 결국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보수진영을 대표할 차기 지도자를 키우지 못한 점도 보수진영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당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유력한 보수 대표주자로 꼽혔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이 같은 이미지는 박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맞아 지지율이 급격히 꺾이는 결과를 낳았고, 반 전 총장은 대망의 꿈을 펼칠 '기착지'를 찾아 주변만 맴돌다 결국 공식 출마 선언도 하지 못하고 중도에 꿈을 접었다.

특히 '새로운 보수'를 내걸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창당했던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 영입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했으나 반 전 총장의 중도 포기로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보수층 표심은 마음을 한 곳에 정하지 못한 채 정치적 상황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안희정 충남지사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오가며 떠돌았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정처 없이 떠돌던 보수층은 다소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계는 분명했다.

박근혜 정부 심판론이 워낙 강한 데다 홍 후보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큰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하고, 안보 위기를 부각하는 것만으로는 보수층의 완전한 결집을 끌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사태에 책임론이 제기돼온 친박 핵심 세력에 대해 대선 레이스 막판에 '당원권 정지' 해제 등 사실상 면죄부를 줌으로써 민심의 역풍을 더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탄핵 정국의 책임에도 보수층이 일부 결집하면서 보수에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홍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패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점에서 보수 궤멸을 막고 재기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 후보는 이날 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선거결과는 수용하고, 한국당을 복원하는 데 만족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대선 레이스 내내 '배신자 프레임'과 유승민 후보의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막판 소속 의원 13명의 집단탈당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면서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유 후보 역시 현실의 벽을 절감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보수'의 싹을 틔우기 위한 희망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대선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번 대선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보수적자' 자리를 놓고 자유한국당과 더욱 치열한 선명성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이날 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무엇보다 제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의 길에 공감해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에 바른정당으로서는, 저로서는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면서 "이 씨앗을 소중히 키워서 싹을 틔우고 언젠가는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정계개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이 같은 큰 흐름 속에서 내년 지방선거 등을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재결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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