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대화 기대…대미 관계에서 한국 독자적인 목소리 예상
(런던 베를린 파리 로마=연합뉴스) 황정우 고형규 김용래 현윤경 특파원 = 19대 대선에서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위와 큰 격차로 당선을 확정 짓자 유럽언론은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과 한미관계 변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 공영 뉴스 채널 프랑스24는 "문 당선인은 외교적으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게 될 가능성 있으며 중국과도 협의를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문 당선인이 대선 레이스에서 "시끌벅적하거나 비열한 전법 없이 본인의 이미지에 걸맞은 선거운동을 해왔다"고 평가하면서 학생운동 전력과 인권변호사 활동을 상세히 소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북 대화를 선호하는 진보 정치인 문재인 후보가 승리해 북한과의 화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최근 수주일 북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긴장 고조 국면 이후에 회유적인 대북 접근을 촉구해왔다"고 소개했다.
가디언은 대북 화해 접근은 한미동맹을 해칠 수 있다는 보수 진영의 비판이 있지만 문 당선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두 사람이 대북 입장과 관련해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보수 성향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민이 북한과 대화를 주창한 후보를 선택했다"며 "이는 미국과의 긴장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접근법에서 실질적인 이동을 의미한다"며 "그의 정책은 북한과 접촉을 강화하는 것인데 이는 지난 10년간의 제재 강화와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유력 매체인 슈피겔온라인은 "인권변호사가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됐다"면서 문 당선인이 북한 정권과 대화를 하려 한다고 보도했고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는 대북 관계에서 대결 대신 더 큰 관여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고 짚었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서울 특파원 기사에서 "문 당선인은 북한 핵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미 관계 증진이 필요하지만 때로는 미국에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그의 당선으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다시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아랍권 대표방송 알자자리는 긴급뉴스로 문 당선인의 승리를 전하면서 자유주의 성향의 문 당선인이 10년간 이어진 보수 집권을 끝내게 됐다고 평가했다.
서울에 파견된 알자지라 크레이그 리슨 특파원은 "예견된 이번 승리는 다수의 한국인이 '항의의 표'(protest vote)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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