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부폰, 챔피언스리그 우승 꿈꾸며 마흔까지 버텨
2년 전 결승전 패배에도 꿈 꺾지 않고 재도전… AS모나코 꺾고 결승진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탈리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잔루이지 부폰(39·유벤투스)은 17살이었던 1995년 11월 20일 세리에A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소속팀 파르마는 주전 골키퍼 루카 부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부폰에게 골키퍼 장갑을 끼우는 모험을 택했다.
상대는 AC밀란, 세리에A 최강팀이었다. 로베르트 바조, 조지 웨아가 이끄는 화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부폰은 데뷔전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한 선방 쇼를 펼치며 0-0 무승부를 끌어냈다.
이후 부폰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1998-1999시즌 세리에A 올해의 골키퍼 상을 시작으로 각종 상을 휩쓸었다.
2003년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2006년엔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며 야신상을 거머쥐었다. 그해 골키퍼로는 드물게 발롱도르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부폰도 유독 UEFA 챔피언스리그에만 나가면 고개를 숙였다. 그는 2001년 골키퍼 사상 최고 이적료를 받고 유벤투스로 이적했는데, 결승에만 두 차례 올라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2002-2003시즌엔 AC밀란에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내줬고, 2014-2015시즌엔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 1-3으로 패해 눈물을 흘렸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반지는 부폰에게 꿈이자 축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였다.
부폰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해 달리다 보니, (많은 나이에도) 현재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부폰은 한국 나이로 마흔 줄에 접어든 올 시즌에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0일 열린 AS모나코(프랑스)와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 2차전에서 골을 허용하기 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8강전에선 메시가 이끄는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단 한 골도 허락하지 않으며 관록을 과시했다.
부폰은 유벤투스에서 맞는 세 번째 우승 도전을 두고 "꿈'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AS모나코전에서 2-1로 승리해 결승행을 확정한 뒤 "2년 전 결승전에서 패한 뒤, 모든 이들은 내 축구 인생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사라졌다고 여겼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꿈을 안고 살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부폰이 꿈꾸는 무대는 6월 4일 새벽 4시 45분 웨일스 카디프시티 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승자가 유벤투스와 부폰의 마지막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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