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2019년 아시안컵 최종예선을 치르기 위해 내달 평양을 방문하는 자국 대표팀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10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이리 자말루딘 말레이시아 청소년체육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예선전 장소를 평양으로 정한 만큼 우리는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말레이 대표팀이 북한에 안전히 도착해 경기를 하고 안전히 말레이시아로 귀국하길 원하며, 북한은 이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는 (김정남 암살과 말레이 국민 억류 이후 생긴) 양국간 갈등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주변국과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AFC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2019 아시안컵 최종 예선전 B조 경기를 오는 6월 8일 북한 평양에서 치르기로 확정했다.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경기를 치를 것을 요구해 온 말레이시아축구연맹(FAM)은 즉각 이의를 제기했지만, AFC는 경기장소를 변경할 명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는 애초 올해 3월 28일 평양에서 북한 대표팀과 아시안컵 예선 1차전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국민의 북한 방문을 금지하면서 경기 일정이 연기됐다.
이후 북한이 자국내 말레이시아인을 '인질'로 삼으면서 양국 관계는 한때 단교 직전까지 치달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3월 말 김정남의 시신과 북한인 용의자의 신병을 북한에 넘기고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경기를 치를 것을 주장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위해 같은 B조에 편성된 북한, 홍콩, 레바논과 2장의 티켓을 놓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쟁해 왔다.
한편, 말레이시아 현지에선 자국 대표팀이 북한에 참패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시합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대표팀 감독조차 임명하지 못하는 등 준비가 미흡한 탓이다.
반면 북한은 이번 경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축구계 소식통은 "김정은은 단순히 이기는 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승리를 원하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이 이번 시합을 내부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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