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시대] 주한미군 사드 배치 어떻게 되나(종합)

입력 2017-05-10 16:27   수정 2017-05-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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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시대] 주한미군 사드 배치 어떻게 되나(종합)

文 대통령 "미·중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 원칙 밝혀

"청와대-국방부, 배치 문제 협의 있을 것…추가 장비반입 늦춰질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문재인 정부가 10일 출범함에 따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사드는 단순히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전략 무기체계로서의 차원을 뛰어넘어 한미·한중·미중관계 등과 복잡하게 얽혀 전략적으로 지혜롭게 풀어가야 할 현안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의 한 핵심 인사는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미동맹을 중요시한다는 말씀을 해왔다"면서 "한미동맹을 우선시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관계를 풀고 국민의 뜻도 받들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간에 사드 배치 비용 부담을 놓고 미묘한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도 클리어(해소)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 3월 6일 사드 발사대 등을 한국에 전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핵심장비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전격 배치했다. 앞으로 나머지 발사대 4기 등의 반입이 예정돼 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이날 현재까지 추가 장비반입 일정 등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우리 군은 미군의 전략무기 배치 일정에 관여할 입장이 아니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고, 주한미군 측은 사드 배치 일정 문의에 일절 응대하지 않고 있다.

그간 사드 배치에 전광석화처럼 움직였던 국방부와 주한미군 측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중한 모드로 돌아선 분위기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청와대와 국방부에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협의가 있을 것 같다"면서 "그런 협의를 통해 추가 장비 배치 일정 등이 조율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새 정부와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장비반입 일정은 늦춰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문 대통령이 선거기간 내놓은 사드 배치에 대한 발언에 크게 신경을 쓰는 눈치다.

문 대통령이 그간 사드 배치 결정 절차나 미측과 협의 과정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국회를 비롯한 새 정부에서 이를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2일 오후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미국과 충분히 상의할 것을 약속한다"면서도 "한국 대선이라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환경영향평가나 청문회 같은 민주적 절차도 없이 서둘러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 주최로 상암 MBC에서 개최된 19대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는 "일부 보도에 의하면 사드 배치 비용분담 청구가 사전에 있었는데 조기에 서둘러 강행한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면서 "이쯤 되면 사드 배치를 국회에서 살펴보고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충남 공주의 공주대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는 "(미국의) 돈 요구를 보면 미국이 주한미군의 무기로 도입하려던 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미국에 요구하고 부탁한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정부가 비용 부담에 대해 국민에게 정직하게 말하지 않고 속인 게 아닌가 의혹도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드배치 결정 과정을 새 정부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성주골프장 부지를 주한미군에 공여한 절차를 끝냈다. 이에 따라 성주에 있는 30여만㎡의 사드 부지 사용권은 주한미군으로 넘어갔다. 미군 측은 이 공여 절차 합의를 토대로 사드를 성주골프장에 배치했다.

정부가 성주골프장을 미측에 공여한 합의를 끝냈기 때문에 이미 배치된 사드체계를 되돌리지는 못하게 됐다. 만약 정부가 배치된 사드 철거를 요구하면서 한미관계에 마찰이 발생한다면 자칫 동맹구조를 송두리째 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사드 문제가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어떤 결정 과정이 있었는지 등을 철저히 점검할 것으로 본다"면서 "새 정부에서는 중국이 사드배치를 수용할 수 있는 외교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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