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찬 코 국제육상회장 "한국육상, 생활속에 자리 잡아야"

입력 2017-05-10 11:17  

세바스찬 코 국제육상회장 "한국육상, 생활속에 자리 잡아야"

평창올림픽 개최에는 "꾸준한 테스트로 검증하라" 조언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세바스찬 코(60)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한국 육상이 '어린이들의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길 기대했다.

2017년 세계체육기자연맹(AIPS) 총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코 회장은 10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상'을 화두로 긴 대화를 나눴다.

한국은 '엘리트 육상 약소국'이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육상 성적이 초라하기에 국내 인기도 떨어진다.

코 회장은 '긴 안목'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육상이 살아나려면) 거시적으로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경기력 있는 엘리트 선수가 어린 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되는 상품으로서의 선순환과 스포츠가 생활과 밀착하는 '생활형 육상'이 되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코 회장은 "세계적인 코칭 시스템과 풍부한 재정적 지원, 훌륭한 시설이 융합해야 엘리트 선수의 경기력이 상승한다. 더 근본적으로 어린아이들이 학교에서 스포츠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더 자라 대학에서도 스포츠가 중요한 일부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을 더 했다.

생활체육에 더 무게를 둔 엘리트 체육과의 연계를 강조한 것이다.

9일에 입국한 코 회장은 입국하자마자 대한육상연맹을 방문해 '한국육상'에 대해 토론했다.

그는 "대한육상연맹에 '육상이 어린아이들의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나라가 그렇지만, 한국이 유독 교육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커서 스포츠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육상 등 스포츠가 생활로 자리 잡을 때 나라 전체가 얻는 이익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육상에 대한 조언은 조심스러웠지만 '금지약물'과 '육상의 혁신'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코 회장은 "금지약물에 대한 국제육상연맹의 태도는 강경하다. (현재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받는) 러시아육상연맹은 우리가 설정한 기준에 만족하지 못하면 징계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케냐, 에티오피아, 벨라루스, 모로코 등도 우리 연맹이 '도핑 감시 국가'로 정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력한 금지약물 기준에 충족한 기록만을 세계기록으로 공인하자'는 유럽육상연맹의 제안에도 코 회장은 "8월 국제육상연맹 총회 안건에 오를 문제다. 논의할 부분이 있지만,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최근 육상계에서는 '혼성 릴레이', '150m 달리기' 등 새로운 종목이 탄생하고 있다.

코 회장은 "혁신과 변화는 중요한 부분이다. 경기 양식을 개발하고 선보이며 새로운 세대들이 육상에 새로운 매력을 느끼는 걸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 회장은 2015년 8월부터 국제육상연맹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과 800m 은메달,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과 800m 은메달을 차지한 남자 육상 중거리의 전설이다.

현역 시절 12차례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은퇴 후에는 정치인과 스포츠 행정가로 변신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 운영을 이끌었고, 영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IAAF 부회장으로도 활동했다.

코 회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대표로 선발되지 못했다. 그러나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등을 보고자 한국을 5∼6차례 찾았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런던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그는 "평창올림픽에 대해서는 특별히 조언할 부분이 없다. 다만 끊임없이 테스트를 하며 다양한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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