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휴대전화에 빠져 정면을 바라보지 않아 이른바 '스마트폰 좀비'로 불리는 위험한 보행자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발밑' 신호등 실험에 나섰다.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대통령궁 인근 도로에 있는 2개 횡단보도에 LED 등으로 된 '바닥 신호등'을 설치했다.
횡단보도 양쪽에 설치된 이 바닥 신호등은 보행자용 일반 신호등과 연동해 작동한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도 되는 경우에는 초록색, 건널 수 없는 경우는 붉은색으로 표시되고 초록색 보행 신호가 점멸하면 바닥 신호등과 깜빡거린다. 물론 바닥 신호등 불빛은 밝은 대낮에도 잘 보인다.
스마트폰이 일상화하면서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채 걷다가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이른바 '스마트폰 좀비'도 위를 올려다볼 필요 없이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
LTA는 앞으로 6개월간 이 바닥 신호등을 시험 가동하고 전국에 확대 설치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이용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바닥 신호등은 이미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설치·운영되고 있다.
네덜란드 서부의 보데그라벤시(市)는 싱가포르와 유사한 형태로 일직선 형태의 LED 조명을 활용한 바닥 신호등을 횡단보도에 설치했고, 캐나다 멜버른은 여러개의 LED 등이 달린 판 형태,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는 점선 형태의 붉은색 등을 횡단보도 양쪽 끝 바닥에 달았다.
그뿐만 아니라 태국 수도 방콕에 있는 카셋삿대학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보행자와 다른 보행자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인도를 반으로 나누고 한쪽을 휴대전화 이용 보행자용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중국 충칭(重慶)시의 외국인 거리인 양런지(洋人街)에도 휴대전화 이용자 전용 레인을 구분한 인도가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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