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N "김현수, 올해 빅리그 무사히 마칠지 의문"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김현수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메이저리그 인터리그 홈 경기에서 팀이 연장 12회 접전을 펼쳤으나 끝내 배트를 손에 쥐어보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김현수는 팀이 치른 32경기에서 16경기에만 그라운드를 밟았다.
최근 들어선 벤치에 앉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져 우려를 자아낸다. 김현수는 이날까지 4경기 연속 결장했다.
볼티모어의 최근 9경기에서 7번이나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이중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것은 한 번뿐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한때 23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구단으로부터 마이너리그 강등을 요구받았다.
심지어 개막전에서 홈팬들의 야유까지 받았지만 끝내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으로 반전을 일으켰다.
볼티모어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선수 가운데 하나로 거듭난 김현수는 빅리그 2년 차인 올해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우완 투수가 선발 등판했을 때 75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반면 좌완 투수가 선발로 나섰을 때 선발 출전한 경기는 3경기에 불과했다.
김현수는 올해도 좌완 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어김없이 벤치에 앉고 있다. 문제는 우완 플래툰 자리까지 트레이 만치니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점이다.
김현수가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 속에 타율 0.227(44타수 10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한 데 반해 만치니는 팀 내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만치니는 타율 0.296(71타수 21안타)에 7홈런 20타점으로 홈런과 타율은 나란히 팀 내 2위다.
김현수의 장점은 공을 많이 보고 출루율이 높다는 점인데, 만치니는 두 가지 모두 잘해낼 뿐만 아니라 장타력까지 갖췄다.
만치니의 OPS(출루율+장타율)는 0.968에 달한다. 우완 투수 상대 타율도 0.370에 달해 상대 선발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벅 쇼월터 감독의 중용을 받고 있다.
지난 7일과 이날은 상대 선발이 모두 우완 투수였는데, 쇼월터 감독은 좌타자 김현수 대신 우타자 만치니를 선발 좌익수로 출격시켰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를 선발에서 빼는 것은 아마도 가장 힘든 결정 중의 하나일 것"이라며 "김현수의 결장은 만치니의 활약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컨디션이 좋은 타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난해 활약으로 검증된 김현수의 재능을 묵히는 것이 과연 합당한 선택인지 현지 언론들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볼티모어 중계권을 보유한 더 미드 애틀랜틱 스포츠 네트워크(MASN)는 "이제 김현수는 좌완 투수나 너클볼러가 올라오는 상황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의 라인업에서도 기회를 잡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김현수는 올해가 2년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만약 불펜 투수가 필요한 시기가 온다면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높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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