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음원 등 실적 1분기 첫 반영…매출 83%·영업익 82%·순익 398%↑
네이버·카카오 두루 호실적…양사, AI 서비스 놓고 올해 정면 격돌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권수현 기자 = 카카오[035720]가 작년 초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효과 덕에 올해 1분기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급성장했다.
로엔엔터 실적은 1분기로서는 처음 반영됐다. 이 회사는 작년 2분기부터 카카오 실적에 포함됐다. 로엔엔터는 국내에서 압도적 1위의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11일 실적 공시에서 연결 매출 기준으로 1분기 매출 4천438억원, 영업이익 383억원, 당기순이익 545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83.0%, 영업이익은 81.8%가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397.6%에 달했다.
로엔은 올 1분기에 자체적으로 매출 1천336억원을 올려 모회사 매출의 약 30.1%를 차지했다. 카카오 1분기 영업이익의 약 53.8%는 로엔에서 나왔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셈이다.
카카오는 로엔엔터의 인수 효과 덕에 작년 4분기에도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8%, 85.1%, 149.2% 급등한 바 있다.
주력 분야인 콘텐츠 플랫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천218억원이다. 전분기(작년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이고, 멜론의 약진 덕에 전년 동기보다는 142% 증가했다.
콘텐츠 중 게임 분야는 작년 동기보다 14% 뛴 803억원으로 집계됐고 카카오 페이지와 이모티콘 등 기타 콘텐츠 매출은 312억원으로 74% 성장했다.
라이벌 네이버보다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광고 플랫폼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1천333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광고의 매출 비중은 53%다.
전자 상거래 서비스인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캐릭터 매장인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등이 포함되는 기타 매출은 전년 동기 312% 증가한 887억원으로 나타났다. 비수기인 1분기 여파 때문에 전분기 대비해서는 2%가 감소했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중 정교한 타깃팅이 가능한 신규 광고 플랫폼인 '카카오 모먼트'를 출시할 예정이며, 게임 부문에서는 중국·대만·홍콩 등에서 매출 1위에 오른 히트작 '음양사'와 카카오프렌즈 IP(지식재산권)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어 웹소설·웹툰 유통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가 1분기 거래액만 305억원에 달했으며, 조만간 카카오페이지에 동영상 콘텐츠를 추가하고 새 광고 모델인 '캐시프렌즈'를 도입해 수익성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진화와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연내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구매·예약·예매 등의 지능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AI 부문에서는 AI 기반 서비스와 관련 디바이스(기기) 출시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1분기에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1분기 매출 1조822억원에 영업이익 2천908억원을 내 작년 1분기 대비 증가율이 각각 15.5%와 13.2%에 달했다. 특히 분기별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치 기록을 냈다. 탄탄한 모바일 검색 경쟁력과 간편결제인 네이버페이가 성장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올해 AI 분야에서 양사의 정면 대결이다. 모두 AI를 성장 돌파구로 삼은 이 두 회사는 나란히 AI 앱(응용프로그램)과 AI 스피커를 내놔 소비자 선택을 두고 각축을 벌일 예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지만, 검색·쇼핑(네이버)와 콘텐츠(카카오)로 주력 매출원이 명확하게 나뉜 탓에 특정 영역 주도권을 둘러싸고 직접 경쟁을 벌인 경우가 최근 수년간 드물었다.
네이버는 국내 PC·모바일 검색 분야에서 압도적 1위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게임·음원·웹소설 등 분야에서 네이버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
tae@yna.co.kr,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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