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라 루랄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도서전에서 '한글' 콘텐츠가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11일 현지 한국문화원이 전했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이 도서전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과 함께 중남미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도서전으로, 지난달 말 공식 개막해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한국문화원은 이곳에서 '책을 뛰쳐나온 문자, 한글'이라는 주제의 한국관을 운영하면서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과 함께 한글을 소재로 한 출판물에서 캐릭터, 정보기술, 디자인 상품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조형미와 기발한 창의력이 돋보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꽃', '숲' 등의 단어들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 '한글 모빌'과 한글 자음의 형태와 청화백자의 푸른 미감을 시각화한 접시 '맛있는 이야기', 한글 그림책 '엄마가 잠든 사이', '캐릭터 한글 블록-이응이', 재미있는 한글 폰트 '폰토이' 등도 선보인다.
스페인어권 독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 서적을 비롯해 현지 출판사 우나 루나가 출판한 한국 그림책, 태블릿 PC를 통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발행하는 스페인어 잡지 '코레아나', 한국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웹툰, K-팝, K-드라마 등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고 한다.
한국관을 찾은 아르헨티나 방송인 호르헤 포르셀 주니어는 "574년 전 창제된 한글이 오늘날에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예술과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화를 거듭해 가고 있다"며 "세계를 이끄는 한국인들의 창조력은 과학적인 문자 '한글'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
리니에르스 지방의 한국학교에서 도서관 사서로 근무했던 베아트리즈 뮤뇨즈(여·70)는 "책을 뛰쳐나온 한글을 도서관 밖에서 마주하게 될 줄을 몰랐다. 한글의 변신, 유쾌하다"며 좋아했다.
지난 6일 오후 도서전 현장에서는 12만여 명의 방문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의 날' 기념행사도 열렸다. 국악 콘서트와 '글꼴로 그린 한글' 워크숍 등의 행사가 관객들의 발길을 한국관으로 끌었다.
특히 국립한글박물관의 협력을 받아 진행한 워크숍에서는 아르헨티나 참가자 50여 명을 대상으로 한글의 창제 역사와 시대별 한글 글꼴의 변천 과정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또 한글 글꼴 도장을 이용해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장진상 한국문화원장은 "이번 국제도서전은 다양한 계층의 현지인에게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최고의 문화 홍보 플랫폼이었다"며 "앞으로는 한글이 새한류를 개척하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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