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알뜰교통카드로 교통비 30% 절감·대학 입학금 폐지
청년임대주택 30만실 공급·이동통신 1만1천원 기본료 폐지 추진
생계형 대출 줄여 빚 내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 구현
(서울·세종=연합뉴스) 정책·금융팀 = 문재인 정부가 서민들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생활비 절감대책을 추진한다.교통, 교육, 통신, 주거 등 고정적으로 지출이 발생하는 부분의 생활비를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생계를 위한 대출을 줄여 빚을 내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고 성장의 온기가 고루 퍼지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정부 부처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경제팀이 꾸려지는 대로 대통령의 공약집에서 밝힌 생활비 절감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련 부처들은 생활비 절감 대책을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대중교통비 줄이고 도시 교통 체증도 해소
새 정부는 수도권 등 광역 대중교통 정액제 패스카드(광역 알뜰 교통카드) 도입으로 대중교통비를 30% 줄일 방침이다.
1일권, 1주권, 1개월권 등 사용 기간을 정해 놓고 사용 횟수나 이동 거리에 제한 없이 지하철과 버스를 마음껏 이용해도 추가 요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일, 주, 월, 48시간, 72시간, 가족 단위, 커플용, 외국인방문자용 등 다양한 종류의 정액제 패스(Pass)도 발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월 단위 패스 이용객에 대해서는 지하철, 버스정류장 등과 연계된 공영주차장 할인요금 혜택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주차비도 줄여줄 계획이다.
출퇴근용 자가운전 차량을 줄어들면 도심 교통 체증도 해소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파격적 교육비 지원…"고교 무상 교육 실현"
생활비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교육비 절감 대책은 파격적이다.
문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유아, 고등학교, 대학교, 성인 등 생애 주기에 맞는 맞춤형 교육비 지원을 통해 교육비 부담을 확 줄이겠다고 밝혔다.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확대하고 고등학생과 관련한 학비 경감을 위해 고교무상교육을 실현하기로 했다.
대학 등록금 부담도 획기적으로 경감하기 위해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고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는 한편 학자금 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성인 학습자를 위해 무료로 케이무크(K-MOOC) 강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케이무크는 대학의 명강의를 학생, 일반인 누구나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는 강좌다.
◇ 대학생 주거비 부담 완화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청년임대주택 30만실을 공급한다.
월 30만원 이하의 쉐어하우스형 청년임대주택 5만실을 만들고,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의 역세권을 개발해 시세보다 싼 청년주택 20만실을 공급한다.
또 대학교 기숙사 수용인원을 5만명(수도권 3만명) 확대하고 대학밀집지역에 주거, 연구개발(R&D), 일자리·창업이 연계된 소호(SOHO : 소규모 사무실, 가정 사무실)형 주거 클러스터를 시범 건설할 계획이다.
◇ 공용 와이파이(WiFi) 무상 제공
통신비도 대폭 낮춘다.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월 1만1천원의 이동통신 기본료를 없애고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도 조기에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본료는 2,3세대 이동통신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해당되고 이들은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의 15% 정도인 803만명에 달한다.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면 최신 스마트폰을 살 때 33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취약계층의 청소년들이 소득 격차 때문에 정보 격차를 겪지 않도록 취약계층에 특화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공공장소에 한해서는 이동통신 3사가 보유한 무선인터넷 와이파이를 공용화해서 무상으로 제공하고 통신사가 보유한 와이파이 존이 없는 공공장소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지원 아래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 구축해 대한민국을 '와이파이 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중국, 일본 3국간 로밍요금 폐지를 추진하고 데이터요금 할인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 재원 확보·업계 반발 등이 과제
생활비를 낮추는 정책은 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문제는 재원 확보다.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해 연간 35조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증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소야대의 국회 구조 등으로 쉽지 않다.
국민 관심이 많은 교육비 절감 공약과 관련해서는 8조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누리과정 국고 부담 2조원 안팎, 반값 등록금 확대 1조2천억원, 고교 무상 교육 1조7천억원, 대학입학금 폐지 4천억원 등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통신비 인하와 관련해서는 이동통신사 등이 반발하고 있어 합리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lee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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