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꿈 키워나가는 중…선수로서도 계속 발전할 것"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현대건설의 베테랑 공격수 한유미(35)는 팀의 살림꾼이다.
2017-2018시즌을 함께 뛸 외국인 선수를 공개 선발하는 트라이아웃 첫날인 10일 한유미는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코치 등과 함께 서울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한유미는 "선수를 대표해서 왔다. 여러 시각에서 외국인 선수를 볼 필요가 있다"며 트라이아웃 참가 외국인 선수들의 연습경기를 면밀히 살펴봤다.
그는 "실력은 물론 성격을 많이 볼 것이다. 기분 대로 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많다. 같은 실력이라면 파이팅이 넘치고 분위기를 끌어 올려주는 선수가 좋다. 그게 아니면 묵묵히 성실한 선수이면 좋겠다"며 뚜렷한 기준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중순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이도희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아 새롭게 출발하는 현대건설이기에 선수들이 더욱 뭉쳐야 한다.
이 감독은 "한유미, 김세영(36) 등 최고참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어서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한유미는 "감독님을 많이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너무 전면에 나서지는 않는다. 후배인 양효진(28)이 주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한유미는 "주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저와 김세영, 황연주(31) 등 선배들은 효진이를 지원해줘야 한다. 그래야 후배들이 효진이를 더 잘 따르게 된다. 그만큼 효진이도 책임감을 더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로는 '무서운 선배' 역할도 마다치 않는다.
그는 "운동할 때는 무서운 선배다. 누가 봐도 안일한 행동을 하는 후배가 있다면 강하게 말한다"면서도 "무서운 선배와 싫은 선배, 편한 선배와 좋은 선배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에 확신을 보였다.
팀을 두루 살피는 위치에 서다 보니 어느새 '선수 생활의 끝'을 염두에 두게 됐다.
한유미는 "김사니(36·전 IBK기업은행) 언니가 최근에 은퇴했다. 또래 선수들이 하나씩 은퇴를 하는 만큼 끝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항상 매 시즌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유미는 2012년 9월 이미 한 차례 은퇴한 경험이 있다. 2014년 다시 코트로 복귀한 그는 "나이 서른이 넘으면 돈보다 가치를 더 중요시하게 된다. 은퇴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코트에 서는 동안에는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싶은 게 한유미의 욕심이다.
그는 "내 플레이, 내 실력에 만족하는 순간, 퇴보한다. 계속 부족한 부분과 원하는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해야 이 실력이 유지되는 것"이라며 "20대 전성기 선수처럼 화려하게는 못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 은퇴할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의 꿈도 키워나가고 있다.
한유미는 "지도자 생각을 원래 하고 있었다. 감독님께서도 제가 지도자 욕심이 있다는 것을 안다. 감독도 하고 싶다. 생각이 있다"며 "지금은 선수로 뛰지만, 지도자 준비는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 코치로 위치가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선수 입장에서만 상황을 보지는 않으려고 한다"며 늘 지도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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