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로드·웹 연결 없어도 기기간 콘텐츠 이동 가능"
"아이폰·안드로이드폰에 좋은 일?"…"윈도 사용자 편의 증진 위한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윈도 PC에서 시작한 문서 작업을 아이폰에서 끝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간과 기기를 넘나들며 문서 작업이나 활동을 할 수 있는 윈도 10의 새로운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했다.
MS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7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안드로이드와 iOS 기기들로의 원활한 이동이 가능한 새로운 윈도 10 업그레이드 버전을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업데이트에는 MS의 인공지능 비서 플랫폼인 코타나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타나는 사용자가 기기를 바꾸면 이전에 중단했던 부분부터 작업을 다시 시작할지를 묻는 메시지를 표시한다. 또 새로운 타임 라인 기능을 통해 작업한 내용과 이전에 사용한 응용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고 MS는 밝혔다.
특히 새롭게 업데이트된 윈도 10은 문서를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그리고 웹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사용자가 문서에 액세스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고 MS는 밝혔다.
MS는 윈도 운영체제를 약 6개월마다 새로 고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가을 윈도의 최신 버전인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달부터 고객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윈도 사용자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자유롭게 콘텐츠를 이동시킬 수 있게 한 이번 업데이트는 결국 윈도를 구동하지 않는 기기들의 편의성과 효율성만 높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휴대전화 사업에서 실패한 MS가 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더 좋게 만드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MS는 사용자를 자신의 생태계에 묶어 두려는 전략을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티야 나델라 CEO는 "어느 시점에가면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6개의 기기를 평균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 대부분은 윈도로 구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고집한다면 6개의 기기 중 하나에 묶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윈도 사용자의 편의를 더욱 증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더버지는 전했다.
과거 윈도폰 개발을 주도했던 MS의 조이 벨피오는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MS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화면 뒤의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면서 "사람들이 복잡한 삶을 보다 조율된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돕기 위한 일은 많이 있다"고 말했다. MS는 윈도 10의 월 사용자가 현재 5억 명을 돌파했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매일 3억5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2년 이상 된 낡은 OS를 하루 평균 3.5시간씩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 윈도 업데이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웹 기반 파일저장소인 원 드라이브가 OS에 더 깊숙이 개입함으로써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또 가상 세계에서 게임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혼합 현실 모션 컨트롤러도 이날 선보였다.
이 장치는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 사용자 주변의 벽에 마커라고 하는 하드웨어를 설치할 필요가 없이 기기 내의 센서 및 이와 페어링 된 헤드셋을 사용해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다.
MS는 올 연말 쇼핑 성수기 시즌에 헤드셋 및 모션 컨트롤러 번들을 399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MS의 윈도 스토어 담당 수석부사장인 테리 마이어슨은 이날 "올해 말까지 애플의 아이튠스가 윈도 스토어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MS는 지난주 스포티 파이를 윈도 스토어에 추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WSJ는 "MS의 온라인 윈도 스토어에는 인기 있는 앱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전히 윈도 스토어에는 구글이 제공하는 크롬 브라우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빌드' 개발자 회의에서 MS는 기존 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애저 데이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자연어 인식을 이용한 인텔리전트 앱 개발 지원 인공지능(AI) 서비스도 공개했다. 또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와 인텔리전트 디바이스를 위한 새로운 데이터, IoT 에지(IoT edge), AI 서비스 등을 소개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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