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캄보디아 정국에 오는 6월 지방선거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2년째 권좌에 앉아 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여당 패배 때 내전 발발 가능성을 경고하자 야권이 '공포정치'를 편다고 반발하고 있다.
12일 현지 일간 프놈펜포스트,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최근 재항 군인의 날 행사에서 "캄보디아인민당(CPP)이 계속 집권하지 못하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향후 선거에서 2013년과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면 군을 동원해서라도 즉각 막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2013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CPP가 승리하자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진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훈센 총리는 2015년에는 야당 지지세력을 의식, 정권 교체 때 권력 핵심인사들의 반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다음 총선에서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이기면 내란과 폭력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삼랭시 CNRP 대표는 과거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캄보디아 정부의 뒤늦은 형 집행 결정을 피해 해외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훈센 총리가 자신을 겨냥, 야당 해체 가능성까지 경고하자 올해 2월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이런 훈센 총리의 언행에 대해 야권은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라고 비판했다.
엥 차이 에앙 CNRP 부대표는 "선거 부정이 있으면 국민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국민을 협박하지 말고 국민에게 이로운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선거감시기구 NIFEC의 삼 쿤테아미 이사는 "훈센 총리의 발언이 유권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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