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협상 또는 거래…北, 中에 제재해제 요청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이 14∼15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북핵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중화권 매체가 12일 보도했다.
봉황위성TV는 이날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북제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북한 대표단이 참석하는 대형 국제포럼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여기에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보낸다.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마라라고 정상회담' 이후 미중 양국의 대북제재 공조 흐름 속에서 중국과도 불화를 빚어온 북한이 일대일로 포럼에 장관급을 보낸 것은 여러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 포럼에 미국이 대표단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29개국 정상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북한이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통해 모종의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는 속에서도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북한을 초청했다는 점에서 북중 간에 접점이 찾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원동(遠東)연구원의 오스트롭스키 부소장은 "북한과 중국이 핵프로그램 해법에서 이견이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정치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이 이번 포럼참석을 통해 경제제재 완화를 중국에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롭스키 부소장은 이어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제재완화 요청을 수용하기에 앞서 핵개발을 포기하고 대화와 협상 기제로 돌아올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러시아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는 "이번 포럼에서 북중간 모종의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높지 않고 다분히 호전적으로 보이지만 중국과 마찬가지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포럼에서 모종의 거래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에 진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북한도 평화적인 문제해결을 바라는 중국의 선의를 중시할 것이라면서 협상 의도가 없다면 포럼에 대표단을 파견할 리가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 대표단이 이번 포럼에 여러가지 목표를 갖고 임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경제제재 완화 뿐아니라 정치적으로 국제사회와 대화관계 회복도 중요한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북한이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보내 지난달 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마라라고 정상회담 이후 강화되는 대북 추가제재를 해제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특히 중국의 북한산 석탄수입 금지 조치를 풀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다.
중국국제전략연구기금회 장퉈성 주임은 "동북아시아 안보 상황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북한 관리의 방문이 긴장을 완화하고 양자나 다자 회담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 주임은 "중국이 북한에 경제 지원을 쉽게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이번 기회에 북한에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계획을 포기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확산을 위해 성공적 개최에 공을 들이고 있다. 29개국 정상 이외에 1천500명의 관료, 기업인, 언론인 등이 참석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도 박병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단장으로 한 정부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어서, 남북한간 회동 여부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jb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