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형제자매 중 자폐아가 있어서 자폐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은 아기를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의대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조너선 그린 박사는 자폐증 위험이 높은 아기를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주의력, 언어, 의사소통, 사회적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자폐아를 둔 54개 가정 중 무작위로 28개 가정을 선택해 생후 9개월 아기들을 생후 14개월까지 5개월 동안 치료한 결과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그린 박사는 밝혔다.
생후 15개월, 27개월, 39개월에 다시 행동을 평가했지만, 치료 효과는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는 치료 전문가가 9차례에 걸쳐 가정을 방문해 몇 개월 동안의 비디오 피드백(video feedback)을 이용, 부모에게 아기가 보이는 의사소통 신호(communication cue)를 하나하나 이해하고 그에 반응하도록 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테면 부모에게 아기가 보내는 미묘한 의사소통의 신호를 감지하고 그때그때 반응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눈 맞춤의 경우 아기에게 가르칠 수는 없지만, 아기를 유심히 살피면서 기다리고 있다가 아기가 신호를 나타내면 그때 반응을 보내는 것이라고 그린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 대상이 된 전체 자폐아 가정 아이들은 나중 5명에 1명꼴로 자폐 증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처럼 미리 치료를 받은 아기들은 한 명도 자폐증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명확한 신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 자폐 연구재단(Autism Speaks) 토머스 프리지어 연구실장은 "아주 유익한 연구"라면서 아기의 행동을 형성(shape)하고 강화(reinforce)하는 훈련은 모든 아기에게 도움이 되지만 자폐아에게는 특히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이 결과는 그러나 자폐아 집안 아이들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보다 규모가 큰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그린 박사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 자폐증 연구회의(International Meeting for Autism Research)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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