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주삿바늘 없는 인슐린 주입기 개발

입력 2017-05-12 11:49  

서울대병원, 주삿바늘 없는 인슐린 주입기 개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주삿바늘 없이도 자동으로 일정한 양의 인슐린을 혈관에 넣어 주는 인슐린 주입기가 나와 당뇨병 환자들의 생활이 편해질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최영빈 교수팀은 주삿바늘과 배터리 없이 구동되는 이식형 인슐린 주입 펌프를 국내 고유 기술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슐린 펌프란 정상적인 췌장의 인슐린 분비 패턴에 맞게 자동으로 인슐린을 체내에 주입하는 일종의 인공 장기다. 무선호출기처럼 생긴 기계를 허리 쪽에 차고, 이 기계와 복부와 연결된 가느다란 관과 주삿바늘을 통해 인슐린이 일정하게 주입되도록 만들어졌다.

하루에 2∼5번씩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개발된 의료기기지만, 주삿바늘을 피부에 꽂은 채로 생활해야 하므로 감염 위험에 주의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하는 펌프가 아니라 체내에 삽입하는 방식의 제품도 있었으나, 배터리 때문에 부피가 크고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재수술을 해야 하는 점이 불편 요소였다.

최 교수 연구팀은 환자들의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주삿바늘과 배터리가 필요 없이 자석으로 구동되는 인슐린 펌프를 개발했다.

우선 인슐린 펌프를 체내에 삽입해 피부에 주삿바늘을 꽂을 필요가 없도록 했다. 체내에 삽입된 펌프가 있는 피부 표면에 자석을 접촉하면 정확한 양의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설계했다. 펌프에는 인슐린이 미리 채워져 있으며, 다 떨어지면 외부에서 주입해 채우면 된다.

또 자석으로 구동되므로 체내 이식된 펌프 내부에 배터리가 필요 없어 교체를 위한 재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주삿바늘로 인한 환자의 고통은 크게 덜면서도 불필요한 보조기기를 착용하지 않도록 해 휴대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동물실험 결과 새롭게 개발한 인슐린 펌프의 혈중 인슐린 농도 유지 능력이 기존 인슐린 주사 방법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만성질환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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