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몬태나 주 산악지역에서 애완견을 끌고 하이킹에 나섰다가 길을 잃고 고립됐던 20대 여성이 7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구조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 몬태나 주 글래시어 국립공원 남부 그레이트 베어 윌더니스 지역에서 실종된 일리노이 주 시카고 출신 여행객 매덜린 코넬리(23)가 전날 구조요원들에게 발견돼 가족 품에 안겼다.
눈발이 날리는 5월 원시림 속에서 보호장비와 식량 없이 일주일간 낮과 밤을 보낸 코넬리는 배고픔과 피로감에 목소리가 쉬고 조금 해쓱해졌지만 부상 없이 건강했고, 애완견 상태도 양호했다.
당국은 "코넬리가 구조요원들을 발견하고 웃음을 보였으며, 차가 닿는 곳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헬기를 동원해 공중 이송했다"고 밝혔다.
커피 바리스타인 코넬리는 새 일자리를 찾아 알래스카로 가는 길에 몬태나 친척 집에 들러 하루 일정으로 하이킹에 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일을 겪었다.
그는 "마실 물을 뜨기 위해 트레일을 벗어나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가 잘못된 길로 올라왔다"며 길을 잘못 든 것을 안 순간 곧바로 되돌아가지 않은 것을 곧 후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가다 보면 트레일을 찾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호수가 나타났고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내게 있는 거라곤 입고 있는 멜빵 바지와 티셔츠, 후드 달린 스웨터, 애완견과 가죽 목줄, 자동차 키가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코넬리는 계곡 물을 마시며 허기를 달래고, 밤에는 촘촘한 나무 사이에 누워 잠을 잤다. 그는 영하에 가깝게 떨어지는 산속 추위를 견디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매일 약 16km씩 걸은 것 같다. 하지만 이틀동안 제자리에 머물렀다"면서 하루는 몸을 꼼짝할 수가 없어 이동하지 못했고, 하루는 눈이 와서 발이 묶였다고 설명했다.
실종 신고를 받은 구조 당국은 6일부터 헬기를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40∼50명의 구조요원과 수색견, 적외선 카메라 등이 동원됐다. 가파른 계곡과 고립지역은 말을 타고 뒤졌다.
한 길에서 사람 발자국과 곰 발자국이 함께 발견돼 한때 걱정은 안겼으나, 코넬리는 다행히 곰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
해발 2천500m 고지대에 있는 그레이트 베어 윌더니스에는 울버린·엘크·무스·회색곰·흑곰·산염소·산양·사슴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트레일은 총 2천735km에 달한다.
구조 당국은 코넬리가 차를 세우고 하이킹을 시작한 트레일 입구에서부터 직선거리로 단 8k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코넬리의 부모는 딸이 하이킹 경험이 많아 무사히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었다면서 딸의 무사귀환을 감격 어린 눈물로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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